박병곤의 해운대 이야기 - 사랑과 이별, 추억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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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5.07.06

해운대배경 창작가요대회 거리공연 축제 개최를


가요는 시대상을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나라 잃은 백성의 설움을, 해방 직후엔 광복의 기쁨을, 6.25땐 동족상잔의 아픔과 이별의 한을 노래했다. 호소력 짙은 가사와 멜로디는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손쉽게 전파된다.
해운대의 절경과 추억을 노래한 대중가요는 1936년 선우일선의 노래로 발표된 대한팔경(원 제목 조선팔경가)에서 시작된다. 2절 가사에서 석굴암 아침 경(景)은 못 보면 한이 되고/해운대 저녁달은 볼수록 유정해라라며 해운대 바다 위에 뜬 달의 아름다움을 찬탄했다.
1958년 손인호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발표된 해운대 엘레지(한산도 작사/백영호 작곡)는 이별의 애절함과 해운대의 밤 풍경을 잘 담아냈다. 울던 물새도 어디로 가고 조각달도 기울고/바다마저도 잠이 들었나 밤이 깊은 해운대/나도 가련다 떠나가련다 아픈 마음 안고서/정든 백사장 정든 동백섬 안녕히 잘 있거라. 1970-1980년대 해운대 고향친구들과 어울리면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즐겨 불렀던 애창곡이다. 2000년 해운대 백사장 송림공원에 노래비가 세워졌다. 40년 넘게 해운대를 홍보해준 가요에 대한 보답이었으리라.
부산 출신인 가수 남국인은 해운대 소야곡에서 해운대 백사장에 수놓은 사랑/동백섬 잔디밭에 꽃피운 사랑을 노래했고,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는 올해도 동백섬엔 변함없이 꽃이 피는데/올해도 백사장엔 옛날처럼 꽃이 피는데로 이어지는 비 내리는 동백섬을 불렀다. 이즈음  부산 출신 문주란과 현철이 찾아온 해운대와 추억의 해운대를 각각 불렀으나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조용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에서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이라며 헤어진 형제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았다. 부산 영도 출신인 작곡가 황선우 씨가 1970년 돌아와요 충무항에로 발표했다가 훗날 제목과 가사 일부를 바꾸어 크게 히트하였다. 1970년대 후반 재일교포 모국 방문이 이어지면서 노래 가사와 시대 상황이 맞물려 국민가요가 되었다. 1994년 해운대 바닷가에 노래비가 건립되었다.
해운대 출신인 설운도는 2003년 아름다운 해운대를 내놓았다. 청소년 시절까지 해운대 미포지역에서 살았으며 싱어 송 라이터로 각광받고 있는 그가 고향을 널리 알릴 걸작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2003년 발표된 최백호의 청사포와 2005년 전철의 해운대 연가는 썩 괜찮은 노래로 들린다. 달맞이 고개에서 바다로 무너지는 청사포/언제부터인가 푸른 모래는 없고 파도만 부딪히어/퍼렇게 퍼렇게 멍이 드는데…. 가사가 참 좋다. 청사포 진입로를 바다가 무너지는이라고 표현했고, 청사포 지명에서 푸른 모래를 따왔으며,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히는 모습을 퍼렇게 퍼렇게 멍이 드는데라고 비유했다. 전철의 해운대 연가는 푸른 물결 춤을 추고 물새 날아드는/해운대의 밤은 또 그렇게 지나가는데/솔밭 길을 따라 걷던 우리들의 사랑 얘기가/파도에 밀려 사라지네…. 푸른 물결, 물새, 솔밭 길, 파도 등 해운대의 구성 요소들을 잘 배치했으며, 경쾌한 리듬 또한 젊은 세대에 어울린다. 무명의 가수를 뜨게 만든 노래 한 곡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수년 새 해운대 백사장 주변에는 길거리 공연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마치 유럽의 유명 관광지에 온 듯 착각하게 만든다. 관객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으므로 라이브 공연의 장점을 살리게 된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젊은 세대를 겨냥한 해운대 가요도 여럿 나왔다. 케이준의 해운대, 지조의 겨울 해운대, 그리고 윤건의 가을에 만나 같은 곡들이다. 가을에 만나는 여름이 가고/가을이 올 때면/해운대 밤바람 불어오네요/파도거품 속에 담긴 니 모습/오륙도 너머... 가사가 해운대 가을 바람마냥 상쾌하다. 해운대가 배경인 가요들은 사랑과 이별, 추억을 노래하는 게 대부분이다. 다양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운대구청이 대중가요를 활용한 해운대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한다. 하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기획이 나오길 바란다. 해운대가 배경인 창작가요 경연대회나, 길거리 공연 축제를 개최하면 어떨까. 존 카니 감독의 음악영화 원스나 비긴 어게인의 주인공들처럼 해운대가 새로운 스타의 산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과 오드리 헵번, 그리고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스위스의 레만 호수와 시골 마을 몽트뢰를 세계적 휴양도시로 만들었듯이.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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