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곤의 해운대 이야기-부산의 으뜸 브랜드 해운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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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5.08.04

열정 환희 관용 사랑 에너지 가득한
어머니같은 바다에서 넉넉한 휴식을


바다 없는 부산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도로 위를 꽉 메운 자동차 행렬에 초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라면 숨이 막힐 듯 답답하지 않을까. 그런데 부산엔 바다가 있다. 바다는 부산을 세계와 이어주고, 세계인들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부산하면 떠오르는 것으로 해수욕장이 1위(29.2%)이고, 항만도시가 2위(22.2%)다. 부산시가 2030 부산비전 발표를 위해 부산시민과 7개 시·도민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부산의 장소 이미지로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압도적 1위(31.1%)였다. 부산의 도시 감성은 열정이 1위로 꼽혔고, 부산의 미래 추구 가치는 글로벌에 이어 해양성과 개방이 뒤를 이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가슴이 탁 트인다. 수평선 너머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파도는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철썩 철썩 백사장에 부딪힌다. 세상 어디까지라도 날아갈 듯 갈매기들의 비행이 자유로워 보인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한 마리 거북이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듯 동백섬의 해송이 짙푸르고, 왼쪽 와우산은 소 한 마리가 낮잠을 즐기는 듯 평안한 모습이다. 2㎞ 조금 못 미치는 해변은 초생달 모양의 예쁜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동백섬 입구 송림공원에서부터 미포까지 그 많았던 해송이 보존되었더라면 천혜의 절경을 자랑했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중고생 시절 팬티만 걸쳐 입고 춘천 복개도로를 건너면 백사장에 닿았고, 청년기엔 운촌과 미포 사이를 오가는 한량이라는 의미로 운포도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꼼짝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청마 유치환 선생의 시 그리움을 읊조리며 몇 차례나 왕복했던 해변이다. 30대엔 돗자리를 깔아놓고 자녀들과 함께 밤바다의 운치를 즐겼던 곳이다. 팝송 해변의 길손을 색소폰으로 연주하는 무명 악사를 만난 날은 즐거움이 더해졌다. 오늘날 버스킹의 원조가 아니었을까. 백사장과 파도와 갈매기는 모두 그대로인데, 해수욕장을 찾는 주인공들은 크게 바뀐 듯하다. 세월을 탓해야 하는가.
1970년대쯤 되었던가. 부산MBC 라디오에서 피서철에 진행한 노래자랑 공개방송은 TV가 귀했던 시절, 인기절정이었다. 해운대와 광안리, 송도해수욕장을 연결해 3원 방송으로 진행됐던 이 프로그램은 오늘날 TV로 보는 전국노래자랑 못지않았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개최되는 축제의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다양해졌다. 해맞이 축제, 정월 대보름 축제, 북극곰 수영축제, 모래축제, 부산바다축제, 부산국제영화제, 고운 최치원 문화축전 등. 한여름 해수욕철이 아니더라도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해운대가 사계절 휴양지로 변모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해운대해수욕장은 개장 50주년인 올해 면모를 일신하였다. 2007년 백사장 폭이 42m까지 줄어들었는데, 지난 3년 동안 사업비 435억 원을 들여 복원작업을 벌인 결과 100m까지 넓어졌다. 15t 화물차로 5만 9천대 분량의 모래를 투입했다고 한다. 미포 쪽에 길이 120m 둑을 쌓았고, 미포와 동백섬 쪽에 수중방파제를 설치할 계획이란다. 장산에서 춘천을 통해 유입된 은모래는 아닐지라도 몰라볼 정도로 넓어진 백사장이 피서객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리라.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어린이 전용 수영공간과 태닝 전용 공간은 명품 해수욕장다운 맞춤형 서비스가 아니겠는가. 올 여름에만 방문객이 1천5백만 명을 넘어서리라는 예상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참, 해운대해수욕장에 관한 반가운 소식이 또 있었지. 독일 제2공영방송인 ZDF TV가 해운대 해수욕장을 세계의 아름다운 3대 해변으로 선정하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촬영을 하였다고 한다. 도심지 해수욕장으로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해수욕장을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파라솔,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비치 시스템, 앱을 연계한 음식배달 서비스, 마린시티의 야경, 요트와 노천 온천 등이 소개된다고 한다. 해운대는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피서지이지만, 유럽에 소개되면 날개를 하나 더 달게 되는 셈이다.
프랑스어로 바다를 뜻하는 라 메르(La Mer)는 어머니라는 의미도 있다. 못난 자식일지라도 포근하게 감싸주는 어머니처럼, 바다는 뭍에서 흘려보내는 온갖 오염물질도 받아들여 정화시킨다.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은 모두 해운대로 오라.
근심과 증오, 분노, 갈등과 분열 등 온갖 잡동사니들을 저 바다에 떠내려 보내자. 그리고 열정과 환희, 관용, 감사, 사랑의 에너지를 듬뿍 받아 가시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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