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고운 이야기 ⓺ 노래하는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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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4.10.06

낭만과 추억 해운대 밤바다 … 길거리 음악공연, 신세대 문화코드로


해운대구는 해운대를 이야기가 흐르는 문화도시로 만들고자 국제신문,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와 함께 지역 내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고 있다. 아래 내용은 국제신문에 게재된 글로, 6회에 걸쳐 해운대 고운 이야기를 연재한다.


2~3년 전부터 버스킹 속속 등장
매일 밤 시민·관광객 상대 공연
본격 여름엔 수십개 팀 어우러져
해운대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


스컬&하하·바이브·지조 등
신세대 인기 대중 가수들도
해운대 소재 가요 잇따라 발표
지속가능 콘텐츠로 활용해야


■ 해운대 버스킹
귀환(26) 씨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저녁 7시30분, 더 늦어지면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길거리 공연을 한지 올해로 3년. 늘 부르는 노래지만 매번 느낌이 다르다. 지천에 봄꽃이 피어난 요즘은 마음이 살랑살랑 달뜬다. 바다 위에 달이라도 뜨면, 귀환 씨의 노래는 밤바다의 나룻배가 되어 더 멀리 퍼져간다. 오늘은 누가 찾으려나. 팬 카페(와일드플라워)에 응원글이 몇 개 떴다. 힘이 된다. 공연 횟수가 쌓이면서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는 것 같다. 지난 겨울 주말엔 300여 명까지 모았었다. 그날 수입(찬조금)이 40만 원쯤 됐다. 황홀했다. 그땐 노래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렇진 않지만 관객들도 호의적으로 변한다는 걸 느낀다. 해운대는 찬조를 아는 외국인들과 세련된 여행자들이 구경꾼으로 참여해서 좋다.
저녁 8시 노보텔 앞에 도착한 귀환 씨는 늘 하던대로 미니 앰프를 켜고 스탠드를 세워 마이크를 장착한 뒤 기타 케이스를 열어둔다. 오늘은 벚꽃엔딩으로 시작해볼까.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oh yeah)…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버스커버스커의 정규 1집 타이틀 곡인 벚꽃엔딩은 귀환 씨에게 일종의 주문과도 같은 노래다. 버스킹(길거리 공연)의 신화이자 롤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버스킹으로 출발해 방송출연 없이 음원 차트와 음악 프로그램 정상을 차지했다.
작사 작곡을 함께 하는 귀환 씨는 꿈꾼다. 해운대에서 제2, 제3의 버스커가 될 수 있을 거라고. 5월에는 개인앨범도 낸다. 어쿠스틱 사운드에 해운대 바다의 아날로그 감성을 담았는데,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다. 자작곡으로 거리의 사람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귀환 씨는 야생초처럼 다짐한다. 노래는 내 청춘의 희망이요 존재증명이다. 듣는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는 한 나는 길거리 공연을 계속할 것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버스킹이 출몰(?)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전이다. 작년 여름 광안리와 함께 해운대 버스킹이 빵 터졌다. 사회적 변화와 기호의 산물이었다.
해운대에는 요즘도 매일 밤 버스킹팀들을 만날 수 있다. 적을 땐 서너 팀, 많을 땐 10여 팀이 판을 펼친다. 여름이 되면 수십개 팀이 어우러진다. 이는 숫제 선물이자 축복이다. 억지로 만들어지지도, 만들 수도 없는 자연발생적 거리축제가 거의 매일 해운대 밤바다를 추억과 낭만으로 물들이고 있으니 말이다. 버스킹은 해운대를 젊게 하는 신세대 문화코드다.


■ 신세대 감각의 해운대 연가들
해운대 버스킹이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는 데에는 신세대 가수들이 잇따라 해운대 연가를 독창 또는 합창하고 있는 것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해운대 노래들이 타령조에 머무르지 않고 신세대 에너지에 실려 가요계의 신선한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월 20일 발라드 남성듀엣인 바이브는 정규 6집 앨범 ritardando(리타르단도)를 통해 타이틀곡 해운대를 공개했다. 이 곡은 발매와 동시에 벅스뮤직, 올레뮤직, 소리바다 등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1위를 장식했다.
해운대 그 바다에 우리 이야기/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랑이야기/ 내 마음도 몰라주는 부산 갈매기/ 네가 그녀에게 전해주렴 나의 이야기/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 차마 네게 하지 못했던 그 말/ 해운대 앞바다에서/ 너는 내 품에 안겨서/ 오빠야~ 사르르 녹던 밤/ 오빠야~ 와르르 무너지던 밤/ 그 바다에 너를 모두 던져버렸어…
바이브의 해운대는 부산 갈매기가 나는 해운대 앞바다에서 옛 여인을 기억하는 느리고 서정적인 노래다. 여성 듀엣 다비치의 강민경이 부산사투리 억양의 느낌으로 오빠야~라고 피처링한 부분도 이색적이다. 지금까지 해운대를 노래한 어떤 노래보다 해운대적이라 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 프리 스타일 랩의 실력자로 떠오른 히어로 래퍼 지조(Zizo)도 겨울 해운대를 발표, 해운대 노래 목록이 한층 풍성해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3 출신 가수 김예림이 피처링에 참여했고, 배우 신소율과 김정헌이 연인으로 출연한 뮤직비디오 또한 화제로 떠올랐다. 노래의 주제는 부산으로 여행을 떠나자이다.
…여행을 떠나자 단둘이서 준비물 없이 타고 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너를 안겠어/ …조금 더 놀고 싶은 어린애처럼 졸라도 바뀌지 않는 겨울 해운대/ 저녁엔 어떤 일을 할까 부산인데 회 먹으러 갈까/ 어차피 늦어서 집에 오늘은 못가 오늘은 all night alright/ 너와 단둘이서 해변 위에 있어 여기는 겨울 해운대…
지난해 10월에는 남성 듀엣 그룹 디셈버의 보컬 DK가 달맞이길이라는 싱글앨범을 냈다. 난 부산사람이 아닌데…로 시작하는 이 곡은 연인과 걷던 달맞이길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노래다. 힙합 비트와 발라드 멜로드가 섞인 감각적인 곡이어서 마니아층 사이에서 꾸준히 퍼지고 있다.


■ 가요계의 해운대 마케팅
젊은 세대를 겨냥한 해운대 대중가요의 신호탄은 2011년 케이준의 해운대였다. 부산시 지원을 받고 코믹 뮤직 비디오와 함께 제작된 전형적인 바캉스 뮤직이다.
가수 겸 개그맨인 하하(하동훈)의 해운대 인연도 각별하다. 하하는 요즘도 해운대! 하면 자도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다. 2011년 여름 해운대에서 번개 버스킹을 가져 관심을 모았던 하하는 이듬해 스컬과 레게듀오를 결성해 부산 바캉스란 곡을 내놓았다. 레게풍의 리듬에 실려오는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해운대의 넘실거리는 파도가 가슴을 적실 것만 같다.
오늘밤엔 분명히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 될 것 같은데/ 잠시만 어제 고민 다 접어 놓고 별을 보러 떠나요./ Baby~ 어젯밤 울었나요? 두 눈 부어있네요/ 내 손 잡아요… /그대가 원하는 것이면 뭐든지 해줄게 오늘밤 RAH- / Lets Go~ Everybody come to 해운대(오, 오)…
하하는 지조의 겨울 해운대 티저 홍보영상에도 참여해 해운대 연대감을 과시했다. 게다가 얼마전엔 걸그룹 타이니지(도희 제이민 민트 명지)의 도희가 트위터를 통해 안녕 해운대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리자, 살아있네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도희는 살아있지요. 부산 아이가라고 재치 있게 응수해 눈길을 끌었다.
가요계 일각의 해운대 마케팅은 일종의 문화현상으로서, 세계도시 해운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호재다. 해운대구청은 해운대 관련 대중가요를 자체 SNS 등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이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일시적 유행이 아닌 지속적·영속적 문화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


해운대 고운 이야기 ⓺ 노래하는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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