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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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20.02.07

장산 보존은 우리 생명을 지키는 일

장산은 해운대의 진산(鎭山)입니다. 그래서 해운대구는 장산을 주산으로 정해 제사를 지내기도 한답니다. 높이는 634m이고요,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면적이 약 24㎢ 된답니다. 해운대구의 허파라고도 불리는 이 안에는 어떤 것들이 살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장산 습지, 절대보존지역 지정을
먼저 헬기장의 습지를 소개할게요. 습지 바닥면의 생태적 특징은 키 작은 식물들이 주로 자리를 차지합니다. 벌레잡이 식물인 끈끈이주걱이 봄 햇살에 살며시 기지개를 켜면 납작하게 엎드려 있던 개미탑 이파리가 푸르스름해지고 벼과와 사초과 식물들이 쭈뼛쭈뼛 고개를 내밀어요.
솜방망이 노란꽃이 습지에 밝은 별처럼 피어나면 산비장이와 방울고랭이, 숫잔대와 물매화, 큰방울새란과 잠자리난초, 꽃창포와 가는오이풀의 새순들이 돋아나고요.
5월이 짙어지면 도깨비사초와 왕비늘사초는 어린아이 손가락 마디만한 이삭을 내놓아요.
씀바귀 노란꽃잎 다섯 장은 바람에 하늘거리고 6월 중순쯤 동그랗게 말아 올린 끈끈이주걱의 꽃대에서 꽃봉오리가 하나둘 피어납니다. 방울고랭이가 사람 키 높이까지 자라면 습지는 군데군데 보랏빛 점들이 박힙니다. 바로 꽃창포가 꽃 문을 열기 때문이지요. 숨바꼭질하듯 숨어있던 산부추가 대궁을 쑥 올리고 용담이랑 숫잔대 물매화가 각자의 생체시계 흐름에 따라 계절마다 제각각 다른 빛깔의 꽃을 피우며 습지생태는 순환됩니다. 이러한 식생의 발달과 함께 동물상을 비롯한 곤충류, 수생동물 등 생태계 전반적인 분야가 잘 발달된 곳이 습지 생태계입니다. 항상 물이 풍부해 거의 모든 동물들의 서식 기반을 제공합니다.
습지생태계는 이러한 우수한 생태계의 발달로 종의 다양성이 풍부해 절대적 보존가치가 있습니다. 장산의 고산습지 생태계는 너무나 귀중한 우리 고장 생명의 문화유산입니다. 절대보존지역으로 지정해 관찰과 연구를 지속하고 보호대책을 치밀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산의 숲 식생
장산은 고산 습지와 함께 숲의 식생 또한 잘 발달된 명산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절대조건인 물을 따라 터를 잡은 식물들이 골짜기마다 다른데요. 군락을 이룬 형태가 몇 개체로 한정되어 있는가 하면 초본식물과 어우러져 키 작은 나무, 키 큰 나무가 차례로 잎을 내며 꽃을 피우는 골짜기도 있어요.
대부분 이런 쪽은 생태계에 투입된 빛 에너지의 양이 많아 에너지 흐름이 원활한 편이에요. 얼었던 땅이 풀리기 시작하면 가는잎그늘사초의 눈곱만한 연둣빛 싹을 시작으로 노루귀와 제비꽃 종류들이 참나무 이불을 헤집고 나와 잔잔한 전주곡을 들려주죠.
2월의 막바지에는 올괴불나무의 꽃눈이 맺히고 개암나무 수꽃이 달리고 보름이 지나면 드디어 올괴불나무에 꽃이 피어납니다.
이어 개암나무 암꽃이 피고, 진달래가 숲을 분홍빛으로 물들일 즈음 덜꿩나무와 쥐똥나무, 병꽃나무와 노린재나무, 참나무나 서어나무처럼 큰 키를 가진 나무들이 잎을 내어 하늘을 가리기 전 앞 다투며 꽃을 피우며 곤충들을 불러들입니다.
이 중 키 작은 나무인 청괴불나무를 소개합니다. 청괴불나무는 인동과로 꽃은 인동꽃과 닮았습니다.
올괴불나무와 생강나무가 봄이 온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면 농후한 봄을 알리는 게 바로 청괴불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꽃이 지고나면 곧 여름이 오거든요. 깨알만한 초록 열매는 점점 자라 팥알 만해져 8월에는 붉게 익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나무를 보기 위해 울산 신불산까지 가는 걸 보면 흔치 않은 나무라는 걸 알 수 있겠죠.
두 번째 소개할 나무는 갈매나무과의 짝자래나무입니다.
현재 장산에서 발견된 바로는 암수 두 그루인데 이 나무는 긴 가지 끝이 가시로 변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이 외에도 장산엔 목본식물 100여 종과 초본식물 160여 종이 서식합니다.

*장산의 조류 생태계
현재 장산에서 관찰된 새로는 노랑턱멧새, 오목눈이, 붉은머리오목눈이, 박새, 쇠박새, 진박새, 직박구리, 오색딱다구리, 쇠딱다구리, 청딱다구리, 큰오색딱다구리, 유리딱새, 동박새, 소쩍새, 황조롱이, 굴뚝새, 참새, 까치, 까마귀, 어치, 꾀꼬리, 물총새, 뻐꾸기, 긴꼬리딱새, 호랑지빠귀, 파랑새, 검은댕기해오라기, 큰유리새, 팔색조, 흰배지빠귀, 멧새, 나무발발이, 말똥가리, 물까마귀, 쇠백로, 노랑할미새, 백할미새, 알락할미새, 해오라기, 때까치, 흰뺨검둥오리, 쏙독새, 섬휘파람새 등 약 70여 종입니다.(자료제공: 박용구 조류탐조가)
이중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박새는 텃새로 장산의 터줏대감이에요. 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만주, 한국, 중국 중남부, 일본 등지의 유라시아 대부분 지역에 서식하는데 환경변화에 적응력도 강합니다. 또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팔색조는 폭포사와 영산대학교 숲에서 발견됐고, 6월 장산마을 가는 길섶에서 이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장산이 들려주는 이야기
숲은 생물군집과 무생물적 환경으로 구성되며, 에너지 흐름과 물질순환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살아있는 생명입니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생명체는 에너지흐름과 물질순환 과정에서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하며, 이에 따라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로 구분됩니다. 이러한 원활한 생명의 상호 작용 속에 인간은 문화를 창조하고 문명을 일깨워 왔습니다.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정신의 유산 물질은 이러한 살아있는 자연 속에서 나온 것입니다.
평화롭고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사회가 되려면 살아있는 생태계를 잘 보존하고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 고장의 생명의 보고이자 언제나 우리가 기대고 살아가야 할 장산의 생태적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잘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아끼고 가꾸는 일입니다. 우리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미학의 지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장산에 대해 아는 만큼 장산의 귀중함을 알게 되고, 사랑하는 마음도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시민 주도로 장산 보존
장산의 모든 식생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발표회를 시민 단위에서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올괴불나무 시민의 모임, 청괴불나무 시민의 모임 같은 모임 말입니다. 이러한 업무를 지원하고 기획하는 전담부서를 구청에 설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산에 두 그루밖에 발견할 수 없었던 짝자래나무를 기념하고 업무의 상징성을 높이기 위해 전담부서의 이름을 짝자래나무과 라고 칭해 전반적인 장산생태계의 보존과 친밀성을 높이는 업무의 일원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내 최초의 장산 구립공원계획은 적극 찬성합니다. 확실한 공공의 자산으로 장산의 가치와 의미를 높이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구립공원 추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의 도출을 위해 장산을 지키는 시민상상회의를 개최해 진정한 시민 주도의 세심한 접근이 되면 좋겠습니다.
/임선화, 부산생명의숲 생태해설가 상임 자문위원

(사진 위에서부터 장산의 청괴불나무, 팔색조, 끈끈이주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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