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곤의 해운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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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6.11.08

미포~송정 해안절경 따라 삼색 힐링 로드


드라이브코스 15곡도 달맞이길
그린 샤워 숲속 오솔길 문탠로드
낭만과 추억 돋는 폐선부지 철길


미포에서 송정까지 걸어가는 세 갈래 길. 취향 따라 선택하면 된다.
15차례나 돌고 돌아간다고 하여 15곡도(曲道)라고 불리는 달맞이길. 미포 오거리에서 달맞이고개를 넘어 해월정과 달맞이동산을 지나 해송교를 거쳐 간다.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뛰어나고, 도로변에 즐비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갤러리 밀집지역이어서 부산의 몽마르트르라고도 불린다. 봄이면 활짝 핀 벚꽃과 개나리의 조화가 몽환적이다. 걷기 편하도록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지만 자동차의 매연과 소음이 흠이라면 흠이다.
달맞이길 아래 소나무 숲 속으로 난 오솔길이 문탠로드다. 문탠로드라는 이름이 생경하였지만 산책로만큼은 명품이다.
흙길이어서 걷기 편하고 바람소리 파도소리가 청량감을 더해준다. 하늘을 찌를 듯 자란 해송 사이로 크고 작은 나무들이 울창하다. 숲 속을 걷는 그린 샤워(Green Shower)는 뱃살을 빼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감을 얻게 돼 스트레스 정화작용을 한다. 15분 정도 걸으면 심리를 안정시키는 뇌파가 나오고 행복감을 유발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숲을 바라보기만 해도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항암효과가 있다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멀리 오륙도와 이기대, 광안대교가 보인다. 문탠로드에는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어 여름철 초저녁에 찾으면 더위를 식히기 알맞은 곳이다. 해운대 저녁달은 얼마나 유명한가. 한번쯤은 만사를 제쳐놓고 달 밝은 날 찾을 만하다. 산책코스마다 달빛꽃잠길, 달빛가온길, 달빛바투길, 달빛함께길, 달빛만남길이라고 이름 지어졌다. 달과 동행하는 길이니 당나라의 시선(詩仙) 이백도 부러워하리라. 청사포로 내려가 구덕포까지 삼포길을 걸어도 좋고, 어울마당을 통해 달맞이고개로 올라가도 된다.
미포에서 출발하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철길은 낭만을 불러오고 추억으로 오래 남을 길이다. 1934년부터 운행된 동해남부선은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2013년 12월 이 구간이 폐선되었다. 기장, 일광, 좌천 등지에서 수확한 농수산물을 부전시장이나 동래시장에 내다팔 때 열차가 주요 교통수단이었다. 중·고등학생들의 통학열차이기도 하였다.
이 길은 자갈이 깔린데다 받침목이 보폭과 맞지 않아 걷기엔 불편하다. 하지만 파도소리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 얼마나 있으랴. 더구나 이 지역은 전국 철도8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혔던 곳 아닌가. 미포항에서 800m가량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허리덤이라는 바위 위에 2005년 APEC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기위해 세운 빨간 등표가 보인다. 선박 좌초를 예방하며 국제행사를 기념하는 일석이조다. 육지가 해안선 쪽으로 돌출한 고두백이 지점에 달맞이재라는 조그만 터널이 산책객들을 기다린다. 터널 기둥 사이로 보이는 해안풍광이 눈부시다. 1960∼70년대 정월 대보름이면 달맞이객들이 긴 행렬을 이루어 이곳을 찾았었지. 터널 옆 옹벽에는  낙서가 요란하다. 추억은 마음에 담아야지 낙서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이어 바람개비가 빼곡하게 걸린 대형 태극기를 만나니 가슴이 울컥해진다. 여기서 인증샷 한 장!
곧 이어 청사포. 빨간 등대, 하얀 등대가 마주보고 서있다. 작은 포구였던 청사포에도 카페와 아뜰리에가 들어서고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이 늘어났다고 한다. 해녀들의 공동작업장에 들렀다. 시간이 너무 일러 성게 알은 없다고 한다. 멍게를 한 접시 주문했다. 짭짜름한 바다 내음이 입 안 가득 밀려온다. 그래, 청사포의 맛, 해운대의 맛이 바로 이 맛이지. 책 보따리 허리에 차고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해운대초등학교까지 걸어서 오가던 청사포 친구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소식이 없구나.
1990년 청사포 철로변 구릉 주위에서 B.C 15,000년 전후의 구석기 시대 유물이 채집되었다. 부산의 역사가 구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 셈이다. 해운대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발견된 좌동 유적은  B.C 30,000년∼20,000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서든 해운대는 부산의 보물임에 틀림없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는 갈림길에 놓여있다. 해안절경을 품은 소중한 관광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상업적 개발을 반대하며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왔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라는 갈등은 언제 어디서나 되풀이되어 왔다. 지혜로운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시원한 파도소리, 바람소리, 이 맑고 깨끗한 공기를 어떻게 담아갈꼬!
/언론인


박병곤의 해운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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