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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이웃

독자투고 - 폐지 할머니 리어카 끌어준 천사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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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19.02.11


거래처에 가기 위해 직원과 길을 나섰을 때의 일이다. 바로 앞에서 힘겹게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가 보였다.
리어카에 수북이 쌓인 골판지 종이박스, 책과 신문지 묶음들. 그리고 살대가 부러진 우산, 어디선가 주운 듯한 구부러진 쇠파이프, 얼기설기 실타래처럼 구겨진 채 탄탄히 묶은 고무 밧줄 속에 끼워져 있는 검은색 전깃줄까지. 차들이 쌩쌩 달리는 위험한 도로를 가로지르는 할머니의 리어카는 뒤뚱뒤뚱 불안해 보였다.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횡단보도를 건너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할머니 쪽으로 시선을 둔 순간 고물을 잔뜩 실은 리어카가 오르막길에서 꼼짝도 안 하는 것 같았다.
그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무섭게 울려 퍼졌다. 길을 막고 서 있는 할머니에게 빨리 비키라는 짜증 섞인 소리였다.
이걸, 어쩌지? 할머니를 도와드려야 하나? 지금 안가면 거래처 약속에 늦는데 짧은 고민을 하던 찰나 트럭 한대가 길가에 서더니 운전자가 튀어나왔다.
그는 용수철같이 빠른 몸놀림으로 할머니의 리어카를 밀어 드리는 게 아닌가.
안도의 숨을 쉰 나는 그 트럭 운전기사분의 행동을 떠올리며 반성을 했다.
멀끔히 옷만 빼 입었지 자기밖에 모르는 나와 방관자들. 인정머리 없이 경적을 울려대던 고급 승용차 운전자, 다 똑같다.
자신도 무척 바빴을 텐데 차를 세우고 리어카를 끌어준 아저씨. 우리 사회가 그래도 따뜻하고 정이 살아 있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 그 트럭 운전기사님께 진심어린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김규근·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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