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와 존은 1시간동안 공무원과 함께 태풍으로 부서진 보도블록을 날랐다. 태풍 산바가 휩쓸고 간 지난 9월 17일 오후. 마린시티에는 월파에 부서진 인도복구활동이 분주한 가운데 해운대구 공무원 틈에 2명의 외국인이 눈에 띈다.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보도블록을 나르자 무심히 서있던 주민도 팔을 걷고 거들기 시작했다. 도울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이들에게 일종의 자극제가 된 것이다. 데니스 찬드란 씨와 존 바스케이 씨는 마린시티의 트럼프월드마린에 살고 있는 해운대 주민이다. 거의 1시간동안 공무원과 함께 태풍으로 부서진 보도블록을 날라 현장에 있던 주민들과 공무원들을 놀라게 했다. 의아해하는 주변의 시선에 그들은 그저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연쩍은 미소를 짓는다. 존 바스케이 씨(경성대 영어영문과 전임강사)는 내 고향 뉴욕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길이 자주 막히는데 그럴 때면 주민들이 함께 쌓인 눈을 치운다.고 말했다. 이번에 태풍 피해복구활동도 평소 습관대로 그저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오히려 수해 복구를 위해 달려온 해운대구청 공무원들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재빠르게 나와 수해 현장을 정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말레이시아인 데니스 찬드란 씨((주)인텔코리아 상무)는 많은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존 바스케이 씨 역시 구청 직원들이 일찍 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도울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며 복구가 끝난 후에 초코파이를 나눠 줘 더 기분이 좋았다.며 웃어보였다. 마린시티를 집어삼킬 듯 높았던 파도는 일면식 없던 존과 데니스를 친구로 만들어줬다. 그리고 공무원의 열정을 그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들은 이렇게 잘 정리되어 있고 깨끗한 도시에 살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더라도 해운대에서의 좋은 기억은 마음속에 영원토록 남을 것이다. /성민영·해운대구 스토리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