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문화∙생활

독자마당-대자연을 품은 우리 아파트를 소개합니다

문화∙생활 게시물 상세 정보
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3.02.01

지치면 구름도 한숨 돌리며 쉬어가는 장산 정상. 그 산자락 끝에는 삼백 가구가 채 안 되는 입주민들이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사는 반여 현대3차아파트가 터를 잡고 있다.
이 아파트에는 자랑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천혜의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입주민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이름 모를 산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다. 그 중에서 사철 지저귀는 직박구리의 재잘거림이 일품이다. 여름 철새인 뻐꾸기가 신고식을 하느라고 온 산을 울릴 때는 내 가슴 속에 잠자고 있던 뻐꾸기도 옛 친구를 만나러 숲 속으로 날아가 버린다.
한밤중이면 목 마른 산노루 한 쌍이 고요한 달빛 타고 내려와 옹달샘에서 목욕하고 있는 달님을 발견하고는 물 한 모금 마시고 달님 한번 보고, 물 한 모금 마시고 달님 쳐다보기를 반복한다. 새벽녘에는 옹달샘에서 잃어버린 달님 찾아 아파트 울타리까지 내려왔다가 텃밭 채소를 모조리 먹어 치운 뒤 유유히 숲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이 광경을 목격한 텃밭 주인은 "나눠 먹어야지요" 하면서 웃는다.
둘째, 긴 파이프를 통해 산에서 아파트까지 흘러내리는 산물 흐르는 소리. 새벽에 눈을 뜨면, 산사에 누워 있는 느낌이 든다. 내 귀에는 저 소리가 순리대로 겸손하게 살라는 무언의 속삭임 같다.
셋째, 아파트 화단은 숲속체험학습장이다. 벌 나비 나방 거미 잠자리 메뚜기 방아깨비 매미 베짱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른 새벽에는 족제비를 만나는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는 산에서만 서식하는 아주 작은 산조개도 급류에 휩쓸려 내려온다.
넷째,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산바람. 산바람은 부드럽게 산들산들 부는 게 아니다. 때때로 아파트 문이란 문은 죄다 뒤흔들어놓고 달아난다. 착한 입주민들은 화를 내는 법이 없다. 이 아파트에 살면 산을 닮아 신선이 되는 모양이다.
다섯째, 아파트 바로 밑에 있는 산책도 운동도 할 수 있는 공원이다. 이른 아침에는 스포츠댄스를 즐길 수 있다. 가을이 한창 무르익으면 음악회가 열려 낙엽과 함께 음악의 선율에 젖어들곤 한다.
마지막으로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낙조다. 아침 해가 종종걸음하며, 서산으로 지고나면 서쪽 하늘은 온통 붉은 색이 된다. 그러면 나는 노을의 신비로움에 사로잡혀 어느새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붉은 날개옷을 입고 노을 바다 속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고 있다.
대자연 속에서 많은 생명을 키워 내는 외할머니의 너른 품 같은 장산. 오늘은 꼭대기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단비를 뿌릴까 말까 망설이는 중이다.
박순애(반여동)

첨부파일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이용금지, 변경금지 독자마당-대자연을 품은 우리 아파트를 소개합니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목록

담당자 정보

  • 담당자 홍보협력과  조미숙
  • 문의처 051-749-4075
방문자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