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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박태성의 세상 이야기>축복의 봄을 맞아 마음의 꽃 활짝 피우자

문화∙생활 게시물 상세 정보
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21.03.02

깊은 침묵 속에서 활짝 피어난 봄꽃
코로나로 매서운 한파 불었던 겨울
상실을 통해 용기 있는 곳에 이르러
봄꽃 떠올리며 희망 노래하기

봄기운이 완연하다. 둔탁하게 느껴졌던 대지위에서 꽃잎들 터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추웠던 겨울 동안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시·공간에서 나무와 꽃들은 온갖 어려움을 뚫고 나와 저마다 인사를 건넨다. 새빨간 동백꽃, 새하얀 매화, 샛노란 산수유꽃…. 이어서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 꽃구경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지난 한해는 코로나 사태로 답답한 실내에서 인공의 불빛이 켜지면 밤, 꺼지면 낮으로 인식하는 암울한 삶, 슬픈 삶을 살아왔다. 늦은 오후, 햇빛 가득한 산중턱에 갑자기 산 그림자가 온 산을 철썩 덮어버리듯, 그때는 아무런 희망조차 없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 한복판에서도 매화가 피듯이, 스스로 되는 자연(自然)은 메마른 차가움 속에서도 신비한 생명의 기운을 움트고 있었던 것이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자연의 정원을 산책한다. 봄기운에 젖어 눈을 지긋하게 감으면 마치 무중력의 상태에서 자유낙하를 하는듯한 기분을 느끼며 가끔씩 몽롱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하루하루의 소중한 순간들을 인식하며 감사하게 한다. 이렇듯 교실 밖 자연의 교실에서는 배울 게 더 많다. 우리 인간은 언제쯤 꽃들과 새들이 아는 것을 알게 될까. 자연의 도서관에서 책을 펼치면 봄의 사물들이 서로 텔레파시를 주고받으며 서로가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진리란 때로는 가까운 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놓치는 것 같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우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저 스치듯 볼 뿐이다. 무색의 얼음에도 반짝거리는 무지개가 들어 있다. 단지 그것을 보지 못하며 듣지 못할 뿐이다"라고 했다. 자연의 도서관에서 새와 꽃의 노래가 담긴 책을 구하라. 멀리 여행할 필요도 없이, 집 주위 봄의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충분히 오랜 시간 머물며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그 순간, 우리가 몰랐던 것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꽃과 나무들은 참으로 오래 동안 영원불변의 아름다움을 인류에게 선물했다. 그래서 꽃이 피지 않는 봄은 봄같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머나먼 우주가 아닌, 내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가장 신기한 생물이 살고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코로나로 매서운 한파가 이번 겨울에 몰아쳤다. 자영업자들, 실직과 퇴직과 같은 갑작스런 상실감으로 실의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다. 어떤 방법으로도 위로하기가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게 인생의 전부 다가 아니고, 사실은 긴 인생의 한 모서리를 막 돌고 있을 터이다. 유턴 지점을 돌았으니, 주위 난관들의 위치와 속성들까지 파악한 단계다. 그 시련들로 인해 이제는 내가 종속되는 게 아닌, 내가 그것들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었다.
축구 시합에서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에서 선수들이 골 위치를 놓고 심판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목격한다. 그런데 몇 인치(inch) 진전에 불과한데도 골을 성공적으로 넣을 수 있을까. 그것은 굴하지 않겠다는 정신력의 상징이며 다른 선수들에게도 투지를 불러일으킨다. 마찬가지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가 아닌, 이제 막 희망의 유턴을 했다는 자세 역시 필요하다.
편안함과 행복은 우리에게 소극적인데 반해, 괴로움은 적극적이다. 그래서 인생의 모든 시련들과 아픔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것 하나는 기억하자. 스스로 원해서는 절대 용기 있는 곳으로 가기가 어려운 법이다. 오히려 상실을 통해 용기 있는 곳에 도착하면 전혀 새로운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시작부터 위대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위대해지려면 우선 시작해야 한다.
과연 일기가성(一氣呵成·일을 한 번에 매끄럽게 처리한다)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빠르게 성공하려면 실패율을 두 배로 높여라란 말이 있듯이, 실패는 성공의 전제조건임은 분명하다, 별은 어둠 없이 빛날 수 없지 않은가. 궂은 날도 좋은날과 다르지 않으며, 그것은 계속 지속되란 법도 없다. 슬픔이 있으면 기쁨이 있고, 이어지면 그치며 그치면 이어진다는 것, 지는 해가 곧 뜨는 해란 에너지 불변의 법칙을 희망의 봄에 꼭 상기했으면 좋겠다. 지난 겨울 엄동설한 속에서 꽃과 나무들은 고요한 침묵 속에서 내면의 성장을 촉진시켜 왔다. 이제 그 희망의 메시지를 인류와 다른 존재자들에게 전달하려 한다.
언젠가 이 찬란한 봄날도 여운을 남기며 떠날 것이다. 그리고는 풍성한 열매를 거둘 것이다. 낙천적인 마음으로 눈앞에 펼쳐진 마법을 누리며 누군가 희망의 씨앗을 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망우수(忘憂樹) 같이.
짜증과 아픔과 시련이 물밀듯이 밀려올 때, 10초 동안 눈을 감은 채 심호흡을 하며 활짝 예쁘게 핀 봄꽃을 떠올리면 마음속의 꽃이 피어오를 것이다. 마음속에 망치를 가지고 있으면 모든 게 못정수리로, 물뿌리개를 가지고 있으면 꽃밭으로 나타난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니까 봄이 온다"는 법정스님의 희망의 메시지를 가슴에 담자. 축복의 봄을 맞아 마음의 꽃을 활짝 피우며 희망을 노래하자. 봄이다.

박 태 성

부산대 불어불문학과 졸업/영국 스태퍼드셔주립대학교(사회문화학과) 졸업/부산일보사 기자·논설위원(1986~2017년)/부산시민회관 본부장(2017~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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