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칼럼 - 중2병에 이어 초4병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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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7.12.06

아이들의 성장통을
병이라 치부하지말고
더 기다리고 더 믿고
더 부지런히 응원하자


최근 한 신문에서 초4병을 발표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중2병뿐아니라 초4병까지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 아이가 달라진다는 것인데, 그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중2병이란 단어가 유행처럼 번졌고 이제 하나의 명사처럼 실제 존재하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이번에 중학교 2학년 친구들과 캠프를 해요 아유, 중2병들하고 괜찮으시겠어요? 심지어 자연스럽게 중2를 중2병이라고 연결하여 말을 한다.
중2병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일본의 한 라디오에서 DJ가 어떤 노래를 틀면서 나는 이런 중2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한데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병으로 진화한 것이다.
청소년 교육 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속상하고 마음이 움찔거린다. 그렇다고 일부러 악의적으로 하는 말도 아닌데 일일이 그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그렇다.
그런데 이런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친구에게 나 요즘 마음이 복잡하고 울적해. 괜히 문득문득 그러는 거 있지라고 말했을 때 너 그거 병이야라고 한다면 마음이 어떨까?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 서운하고 야속할 것이다.
마음이 복잡하고 답답할 때는 누군가 그 마음을 알아주고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마음을 향해서 병에 걸렸다고 치부하거나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은 수많은 과정을 겪는다. 자신에 대해서 확신이 없을 때도 있고, 미래를 불안해하며 걱정하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것이 많으면서도 때론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 어떤 모습도 영원히 머무르지 않고 변한다. 그러니 주변 어른들이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한데, 마치 지금 보여주는 모습이 전부인양 평가하고 너는 그런 애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봐야한다.
아이들의 성장을 기다려주지 않고 믿어주지 않으면서 병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 사회가, 우리 어른들이 게으르다는 증거다. 더 기다려주고 더 믿어주고 더 부지런히 응원해줘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것이 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도 불안해하고 변덕을 부리고 꿈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때론 예상치 못한 감정과 마주하기도 하고 소위 질풍노도의 시기를 늘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과 우리 어른들 모두 과정을 보내고 있고 과정의 삶을 살고 있다. 과정은 과정으로 인정받을 때 결과도 빛이 난다.
/원은정 <부모의 인문학 질문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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