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몰라도 너무 몰랐던 장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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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20.05.18

사포지향의 고장 해운대
바다 강 온천에 이어
장산으로 시야를 돌려
계곡 언덕 폭포에 얽힌
수많은 가치 일깨워야

사진1) 장산 곳곳에는 화산 폭발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 너덜겅이 도사리고 있다.
사진2) 천제단은 2300년 전 장산국이 씨족으로 형성된 마을공동체로서의 일체감과 풍년·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천신, 지신, 산신에게 제천의식을 올리던 곳이다.
사진3) 마고당은 서기 1714년 기우제를 시작으로 장산 일대 수호신인 상산마고 할머니에게 풍농,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부산에서 해운대는 유명 관광지인 반면 해운대 장산의 인지도는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부산하면 해운대를 떠올리지만, 해운대하면 장산보다는 해운대해수욕장, 동백섬 등을 생각한다. 그만큼 장산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해운대는 예로부터 명승지로 유명했는데, 근대 들어 해운대가 본격적인 관광지로 인기를 끈 것은 1918년 동해남부선 철도가 개통된 이후부터다. 동해남부선이 개통되기 전의 해운대는 접근성이 떨어져서 온천욕과 해수욕을 같이 할 수 있는 명소였지만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일상적인 휴양지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해운대해수욕장은 1965년 정식 개장을 통해 2020년 현재 개장 55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해운대는 반세기 이상을 해수욕장과 온천으로 그 명성을 쌓아왔다. 하지만 피서철이 아닐 땐 그 기능 및 가치가 점점 축소되는 것 같다. 이제 외지인들이 1년 내내 해운대를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여름에는 해수욕장으로 나머지 계절은 장산을 찾을 수 있도록 장산의 매력과 가치를 발굴하고 준비해야 한다.

*스토리텔링 보물창고
우리는 미래 해운대의 중심이 될 장산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 이제 장산의 숨겨져 있었고 몰랐던 가치들을 일깨워야 할 때인 것이다.
몰라도 너무 몰랐던 장산의 가치 중 하나는 스토리텔링의 보물창고일 것이다. 해운대 장산의 역사는 인류가 출현한 구석기 시대부터 그 연원을 이어오고 있다. 1990년에 들어서면서 해운대 청사포 일대에서 구석기시대의 석기가 채집됐고 1992년 해운대 신시가지 조성계획에 의한 지표조사 및 시굴조사 결과, 좌동과 중동 일대에서 구석기 시대의 석기가 다량 출토돼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운대 좌동·중동 유적은 영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정식 발굴 조사된 구석기시대 유적이었다. 장산의 구석기 유적지로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지역이 해운대임이 분명하다.

*삼한시대 장산국의 터전
장산은 옛날 장산국이 있던 곳이라 하여 전해진 이름인데, 전설에 따르면, 상고 시대에 산 아래 우시산국(于尸山國)이 있었는데 시(尸)는 고어로 ㅅ으로 읽어 웃산이 되었다가 상산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이후 장산으로 명명되었다고 전한다. 장산국은 신라와 가야의 경계지역에 위치하였는데, 이 장산국의 건국과 패망에 따르는 설화가 다수 전하고 있으며 마고당, 천제단뿐만 아니라 장산 내의 큰 바위 등에도 그러한 설화가 서려 있다.
구석기 시대 유적부터 삼한시대 장산국, 신라시대 때부터 알려진 구남온천, 고려시대 해운대 석각, 조선시대 와우산 달맞이고개 전설, 청사포 푸른뱀 전설, 좌수영 이야기, 간비오산 봉군 이야기, 배를 만들기 위해 봉산으로 지정되었던 장산 등 많은 이야기들이 장산 구석구석 깔려있다.
우리는 짧게는 몇백 년에서 길게는 1만 9천여 년 전 조상들의 염원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오랜 세월 장산의 땅 속에 숨겨져 있을 많은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장산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수많은 전설과 설화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다채로운 경관 품은 장산
장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가치 중 하나는 경관이다. 바다와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경관을 차치하더라도 장산의 여러 곳엔 많은 볼거리들이 존재하고 있다.
맑은 날엔 대마도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며 또한, 8부 능선 주변엔 곳곳에 너덜겅이 있는데 암설의 크기가 크다. 커다란 암설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바다, 도시, 녹지 그리고 너덜겅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이국적인 정취가 흐르는 곳이다. 물이 많은 산이라 산 정상부에서는 인근 송정천, 무지천, 춘천 등의 발원지가 있어 자연습지가 온전히 보존되고 있다. 이러한 경관을 가진 곳은 흔치 않다. 또한, 평원수준은 아니지만 억새경관도 장산의 계절적 정취를 더해준다.

*보존 위해 구립공원 지정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장산이 스토리텔링의 보고이며 장산의 풍경이 해운대를 대표할 만하다면 지금부터라도 장산의 이야깃거리를 발굴하고 정리하는 일과 볼거리 보존에 힘써야 할 것이다. 장산이 백년을 넘어 우리 후손들도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는 곳은 적극 보호해야 한다. 또 지속가능한 이용과 더불어 장산의 모든 것이 온전히 보전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구립공원 지정이 필요할 것 같다. 구립공원 지정에 대한 논의는 일정과 단계에 따라 많은 의견수렴이 필요하겠지만 장산의 안정적인 유지 관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구립공원 지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백년 후에도 우리의 후손들이 부산을 대표하는, 해운대를 상징하는 장산에서 장산의 가치를 음미하며 오랜 세월 장산에 숨겨져 있던 이야기들과 함께 아름다운 경관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해운대 장산구립공원의 미래상을 꿈꿔본다.


정 진 택
해운대문화원 사무국장


기획시리즈 장산 생태복원을 모색하다 ①나무들의 녹색복지 시스템을 벤치마킹하자 ②우리가 몰랐던 장산의 가치 ③장산 백년대계를 꿈꾸며 ④백년대계 장산 그랜드디자인이 절실하다 ⑤장산이 품고 있는 숨은 이야기 ⑥장산 보존은 우리 생명을 지키는 일 돣국내 텃새 60종 중 57종 장산 서식 ⑧숲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커가는 장산의 미래 전편은 해운대신문 홈페이지(www.haeundae.go.kr/media) 칼럼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호는 ⑩뉴 노멀시대의 해운대 장산을 연재합니다.

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몰라도 너무 몰랐던 장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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