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곤의 해운대 역사와 인물 - 문화도시 해운대를 빛내는 미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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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19.09.16

"해운대의 자연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예술과 만났을 때
아름다움은 배가 된다"

해운대미술가협회 정기전
중견·원로작가 40여 명
깊은 사유, 예술혼 스며든
다양한 작품 선봬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은 자연을 완성시킨다고 말했습니다. 해운대의 자연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해운대미술가협회의 예술과 만났을 때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됩니다" 오수연 부산미술협회 이사장의 축사의 한 부분이다.
금강산은 원래 아름답지만 겸재 정선의 화필을 만나면 더욱 빛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고향이었기에 세계적인 음악축제를 운영할 수 있었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선택돼 관광 명소가 되었다.
지난 7월 달맞이길 갤러리 조이에서 열린 해운대미술가협회의 제27회 정기전을 찾았다. 햇빛이 났다가 구름이 끼었다가 비가 내리는 변덕스러운 날씨다. 미포와 달맞이길 일대는 짙은 해무에 잠겨 있다. 해운대초등학교 동기인 권순교 화백의 소개로 이성재 직전 회장을 만났다. 12년 동안이나 이 모임의 회장을 맡아왔던 터여서 회원 작가들의 이력이나 작품세계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한다. "1994년 이 모임이 출범할 때만 해도 갤러리가 없어 다방이나 옛 리베라백화점에서 전시하기도 했지요"
한때 60명이나 되었던 회원이 지금은 정예화돼 43명이란다. 서울미대나 홍익대 미대 출신이 상당수 포함되었으며 대부분 수십 회씩 작품전을 열었던 중견, 또는 중진작가들이다. 부산 각 기초자치단체마다 미술가회가 결성되었으나 해운대 작가들의 역량이 가장 세다고 한다. 양산 소재 한송아트홀 전시 때 회원들이 모두 100호 대작을 출품하기도 했다. 앞으로 부산미협에서 마련한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구청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연 300만 원에 불과해 아쉽다고 한다. 5만 원씩 회비를 거두고, 전시회 때는 도록을 만드느라 10만 원씩 갹출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 전 회장이 먼저 자신의 작품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주홍색 바탕에 무수히 많은 점들이 소용돌이치는 듯하다. 자연의 변화를 계절 감각이 나타나도록 표현했다고 한다. 유화물감을 칠한 뒤 철필로 긁어내는 스크래치 기법이다. 이 전 회장은 경남 고성이 고향인데 해운대중과 해운대고에서 38년 동안 교직에 몸담았으며 달맞이고개에 거주하니 틀림없는 해운대 작가다. 이어 권순교 화백의 내 안의 풍경 차례다. 한 가운데 수박 형태로 검정색이 칠해졌고 농염을 달리한 회색 터치와 그 사이로 푸른 하늘같은 파란색이 고개를 내미는 듯한 수채화다. 함축성과 무게감을 지녔다는 이 전 회장의 평이다. "작가의 내면을 다 못 보아도 작품을 보면 알게 된다"며 "비구상은 어려워도 감성이 예민하거나 설명을 들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해운대 우동 못안 마을에서 양계장을 했던 권 화백의 집에는 꽃나무가 많아 이 전 회장이 가끔 얻어가서 학교에 심었다고 한다. 권 화백이 미대 지망생이었고 이 전 회장은 27세 꿈 많은 미술선생님 시절이었다. 그러니 45년 전부터 알고 지낸 인연이다.
부산기계공고 교장을 지낸 강선보 초대 회장도 12년이나 이 모임의 리더를 맡았다. 여인의 등과 엉덩이를 사진 찍듯이 세밀하게 묘사하고 창틀의 격자 모양의 선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 전 회장은 "초대 회장님이 구순을 앞두고 있는데 평생 여자 엉덩이만 그렸다"며 웃음을 자아낸다. 돈내코에서 바라본 한라산을 출품한 김호세 작가는 서울미대 재학 시절 학생시위로 제적당했다고 한다. 심안의 흐름을 전시한 김운규 신임 회장은 홍익대 미술학 박사이며 강원대 외래교수다.
작품 에바를 선보인 띠그란 아코피안 씨는 아르메니아 출신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와 체코 프라하에서 활동했던 작가다. 아내의 나라 한국으로 이주해 2011년부터 부산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온갖 장신구로 치장한 알몸의 여인 얼굴은 이국적인 모습이다.
아마추어들이 그림을 배우면 무엇이 좋을까. 이 전 회장은 "내면 관리와 정신 건강,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며 묘사력이 나아지면서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적극 권장했다.
갤러리 조이의 최영미 관장은 24년 동안 대학에서 섬유디자인을 강의해왔으며 지금은 부산대 조형학과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2012년 갤러리 문을 열었는데 달맞이길 갤러리 가운데 활발한 편이라고 자평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갤러리를 다시 찾으니 갤러리 투어 참가자 10여 명이 도슨트의 작품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문화예술이 반드시 멀리 있는 것은 아니며 꼭 어려운 것도 아니다. 관심만 가지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게 아닌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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