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이 사람> 박형남 마리안느호텔 메이드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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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4.03.06

당신의 행복 여행 뒤에
호텔 아티스트의 수고로움이
있다는 걸 기억하기를

1년 7개월만에 주임 된 어느 메이드의 성공 신화
박형남 마리안느호텔 메이드 주임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어느 호텔은 룸 청소를 책임지는 직원을 아티스트(ARTIST)라고 부른단다. 뒤죽박죽 헝클어지고 더렵혀진 호텔 객실을 쾌적하게 정리·정돈하는 룸메이드의 일이 마치 예술가들의 작업 같다고 생각한 듯하다. 룸메이드(room maid)는 호텔에서 손님들이 사용하는 객실을 정리·정돈하는 업무를 하는 여성 직원을 말한다. 트롤리(시트, 수건, 청소용구를 실은 수레)를 끌고 객실 사이를 오가면서 창문을 열어 객실을 환기키시고, 침대 모포와 시트를 갈고, 욕실 수건을 교체하고, 객실 청소와 정리·정돈을 한다. 소모품을 점검해 현황을 파악·보고 하는 등 객실 정리와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박형남 씨는 해운대 마리안느호텔 메이드 주임이다. 13년 전에 특급호텔에서 처음 메이드 일을 배웠다.

문구점·빵집 사장님으로 10년

"남편 직장 때문에 서울서 부산으로 이사 왔어요. IMF로 가계가 어려워졌어요. 재송동에 살았는데 남편까지 덜컥 병으로 몇 년간 병원에 입원하게 됐어요. 가족 생계를 제가 책임져야 할 상황이었는데 마침 서울에 남겨두고 온 집이 있어서 그걸 처분해서 재송동에 작은 문구점을 열었죠. 전업주부로만 살았지 장사 같은 건 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다행히 박형남 씨의 학교 앞 문구점은 늘 아이들로 북적이며 성황을 이뤘다. 특유의 친화력과 기억력이 몸에 잠재된 장사 DNA를 깨웠다.
"저희 문구점에 오는 아이들은 이름을 꼭 기억하고 있다가 누구야 하고 이름을 불러줬어요. 그러니까 옆 가게는 텅 비어도 저희 문구점엔 늘 아이들이 줄을 섰죠. 얼마만큼 장사가 잘됐냐면 아침 등교시간에 물건 팔고 나면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그렇게 바쁘게 살았어요."

운명처럼 만난 특급호텔 룸메이드

하지만 옛말에 좋은 일에는 항상 마가 낀다고 했던가. 문구점을 하면서 제빵 기술을 배워 빵집까지 열고 10여 년간 장사를 잘 하다가 그만 사기를 당했다. 큰돈 떼이고, 빚 청산하고 나니 당장 아이들 학비 마련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만 했다.
"제빵 기술 배울 때 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해운대 특급호텔 제과점에서 일해 보지 않겠냐며 소개를 해 주셨어요. 그렇게 호텔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까만 옷 입은 분들이 막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뭐 하시는 분들이냐 했더니 호텔 메이드야."
박형남 주임이 메이드라는 직업을 알게 된 것은 롤러코스터처럼 인생이 바닥을 칠 때 바로 그 순간 운명적으로 찾아왔다.
"지금은 메이드 일 가르치는 전문 교육기관이 많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그러지 않았어요. 아무 것도 모르지만 몸이 고달파도 아이 셋 뒷바라지하는 엄마로서 절대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해야지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에 새벽 6시 반에 출근해서 그냥 꾀부리지 않고 진실하게 일했어요. 20년 이상 경력 가진 선배님들한테 야단도 많이 맞았죠."

메이드 바꾸면 다른 호텔로 가겠다

범띠라서 도전정신이 강하다는 박형남 주임, 또 한 번 운명적으로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잡게 되는데.
"사업 관계로 한 달 이상 장기 투숙하신 VVIP 손님방을 맡게 됐어요. 객실 청소 때마다 팁을 두고 가셨는데 그냥 받기 미안해서 옷에 단추가 떨어져 있으면 꿰매드리고, 냉장고에 드링크나 숙취 해소제 같은 걸 넣어드렸더니 그 작은 서비스에 감동을 받으셨나 봐요. 순환 근무하는 내부 규정 때문에 제가 다른 층을 배정받아 가게 됐는데 메이드를 바꾸면 다른 호텔로 가겠다고 말씀하셨나 봐요. 그 일로 제가 메이드로서 실력을 인정받았죠."
그 뒤로 메이드 입문 1년 7개월만에 현재 근무하는 호텔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주임을 맡게 됐다고. 일반 회사도 그렇지만 메이드 세계에서도 상상을 못할 일이란다.

엉엉 울며 일 배웠어요…객실 정리 달인

청소는 짧은 시간에 최대 효과를 내야한다. 체계적이고 숙련된 기술과 손길이 필요한 일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빠르게 방을 청소하고 정비해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메이드 일이 얼마나 힘드냐 하면 아침에 손가락이 안 펴질 정도였어요. 그 당시 10명이 입사하면 한두 명밖에 안 남아요. 엉엉 울면서 일했어요. 특급호텔의 자존심 같은 게 있어서 더 빡시게 일을 배웠고, 그래서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거기서 호텔 하우스키핑(hotel housekeeping) 부서 일은 다 배웠다 할 수 있으니까요."

관광객에게 해운대 아름답게 기억되도록

박형남 메이드 주임은 적극적으로 메이드 일을 권한다. "아주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요즘은 보수도 높고, 복지가 잘 돼 있어서 장기근무하시는 분이 많아요. 살찌신 분 3개월 안에 10Kg 빼드릴 자신 있어요. 처음엔 힘들지만 몸에 익으면 건강하신 주부님들 하실만해요. 우리 메이드가 노력해서 깨끗하고 감동적인 객실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게 관광객들에겐 해운대에 대한 좋은 추억과 인상으로 남을 거잖아요. 거기서 메이드의 자부심, 자존감도 커지죠."
청소가 잘 된 깨끗한 객실과 보송보송 쾌적한 침구에서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하루를 지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여행에서 행복을 느낀다. 당신의 행복 여행엔 호텔 아티스트의 정성과 수고로움이 있다는 걸 꼭 기억해 주시기를. 글 원성만

<해운대 이 사람> 박형남 마리안느호텔 메이드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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