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나무> 달맞이 곰솔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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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4.04.08

"자주 와서 자주 안아주면 쑥쑥 크겠지요"

해운대의 나무 달맞이 곰솔 군락지

벚꽃 피기 직전이다. 벚꽃 하면 해운대 달맞이길. 15곡도(曲道) 휘어진 길을 따라서 꽃잎은 바람에 날리고 사람은 꽃잎에 날린다. 달맞이 꽃길을 하염없이 걷다가 누구는 시인이 되고 누구는 사랑을 이룬다.
달맞이 곰솔 군락지는 좀 손해다. 달맞이길에 있는데도 벚꽃이 하도 유명해서 알아주는 이 별로 없고 찾아주는 이 별로 없다. 그래도 의연하다. 날려오는 벚꽃 꽃잎 다 받아내고 들려오는 사람 소리 다 받아낸다.
달맞이길과 군락지는 가깝다. 일이 분 거리다. 달맞이길 초입인 미포오거리에서 문탠로드 쪽으로 가다 보면 도로 건너편에 분수 벽화가 있다. 분수 벽화 맞은편 내리막길이 군락지로 이어진다. 일식점 건물 모퉁이라서 찾기 쉽다.

달맞이 곰솔 군락지는 곰솔(해송) 군락 식재(植栽)를 통해 단절된 산림녹지를 연결하고 원(原) 식생림으로 복원하여 생물종 서식 기반과 서식처 제공 및 생물종 다양성을 위해 조성되었습니다.
곰솔 군락지는 자상하다. 나무 하나하나 명찰을 달았고 입구를 비롯해 곳곳에 안내판을 세웠다. 어떤 안내판은 군락지 조성 목적을 설명하고 어떤 안내판은 누가 왜 조성했는지 설명한다. 안내판 곰솔(해송) 표기처럼 곰솔은 해송. 바닷가 소나무다. 바닷가 멀찍이 떨어진 내륙이나 산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참솔이다. 홍송, 적송이라고도 한다.
곰솔. 구수하면서도 어려운 말이다. 그런 마음을 훤히 아는지 안내판은 곰솔이 왜 곰솔인지 설명한다. 잎이 억세서 곰솔이란다. 곰솔의 특징도 설명한다. 동안(冬芽, 겨울눈)이 회백색이란다. 안내판 설명은 없지만 곰솔의 또 다른 특징. 참솔은 붉고 곰솔은 검다. 내 생각엔 검어서 검솔, 검솔 그러다가 곰솔, 곰솔 하지 않았을까. 경상도 사람한테 검솔 발음은 아무래도 어려우니.
여기 곰솔 군락지는 2016년 조성했다. 이 일대를 개발한 사업자가 납부한 생태계보전협력금을 활용했다. 그 돈으로 생태환경 복원에 나섰으며 그 돈으로 대체자연을 조성했다. 그게 달맞이 곰솔 군락지다. 개발이 능사가 아니지만 개발의 이익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옹골찬 마음. 지금 여기도 보면서 더 멀리 내다보는 마음. 군락지가 다시 보이는 이유다.

"아직은 작지만 언젠간 크겠지요. 자주 와서 자주 안아주면 쑥쑥 크겠지요."
밭작물도 그렇지만 나무도 그렇다. 밭작물이 사람 소리 들으며 자라듯 나무 역시 사람 소리 들으며 자란다. 사람 소리에 기운을 내어서 작년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어제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다. 여기 곰솔인들 다를까. 소풍 삼아서 찾아왔다는 여고 동창 일행은 말도 잘하고 몸도 빠르다. 한 동창생은 말하는 동시에 나무를 안는다. 사람 소리에 온기까지 더하니 나무가 더 파릇해 보인다.
달맞이 곰솔 군락지는 나름 명소다. 바로 위는 달맞이 벚꽃길이고 바로 아래는 해변열차 기찻길이다. 기찻길 아래는 해운대 바다. 곰솔 군락지를 둘러보고 다시 벚꽃길로 올라가도 되고 기찻길로 내려가 청사포로 산책해도 된다. 군락지를 기준으로 벚꽃길이든 기찻길이든 어느 쪽으로 가도 일이 분 거리다. 어느 쪽으로 가도 일이 분 거리에 명소가 있는 명소 중의 명소, 거기가 해운대다.
동길산 시인

<해운대의 나무> 달맞이 곰솔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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