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이 사람> 윤세호 오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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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4.12.06

음악은 평등하다

카네기 홀 무대에 서는
장애인 오보이스트


카네기 홀은 수많은 유명 음악가가 거쳐 간 세계적인 공연장이다. 전 세계 음악인들이 꼭 한 번 공연하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다. 아무나 세워주지 않는다.
윤세호 연주자는 내년 4월이 기다려진다. 카네기 홀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메리칸 프로티지(American Protege) 국제 콩쿠르에 참가해 2위를 차지했다. 아메리칸 프로티지 국제 콩쿠르는 비장애인들의 대회, 세호 씨는 거기서 오보에를 연주했다.

"오보에는 소리내기 정말 어려운 악기예요. 이렇게 잘하는 친구가 잘 없어요. 영상 편집도 실력파에요. 이런 재능이 세상에 좀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세호 씨를 저희 회사에 채용했어요. 비장애인도 서기 힘든 무대를 세호 씨 같은 장애인이 가서 연주한다는 게 의미가 있었고, 저희 회사로서도 큰 성과라 생각해요. 세호 어머니께서도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고."

장애인도 음악 재능 맘껏 펼치는 세상
4년 전 윤세호 연주자의 재능을 알아본 나누기월드 대표 나해리 씨. 그녀는 올해 부산시가 선정한 청년 월드클래스 육성 프로젝트 대상자 3명 가운데 한 명이다. 청년 월드클래스 육성사업은 성장 역량을 갖춘 부산의 청년 인재를 발굴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게끔 육성·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누기월드는 장애인 음악 프로그램 등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서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이다. 해운대 청년채움공간 입주기업으로 2022년에 우리 해운대구의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봉사활동을 꾸준히 했는데 장애인 중에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 거예요. 그런데 그 분들이 정식으로 월급받고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이 많지 않길래 장애인 아티스트 지원·육성하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가 된 거죠. 하하하"
지난달 11월 초, 나누기월드는 해운대 청년채움공간에서 몽골 교육부 관계자들을 초청해서 교육 플랫폼 설명회를 가졌다. 몽골,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 대학생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유학과 취업까지 연계해서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나누기월드 직원인 윤세호 씨도 몽골 교육 관계자들 앞에서 작은 환영 연주를 했다. 나해리 대표는 세호 씨의 카네기 홀 공연을 계기로 재능 있는 장애인 연주자들이 세계적으로 활동하기를 바라고 나누기월드가 그 통로가 되겠다는 각오다. 외국인 유학생,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터전을 만들려는 나누기월드의 꿈이 하나씩 꽃봉오리를 틔우고 있는 것이다.

너무 걱정하며 살 필요가 있을까요
"초등학교 가는 것도 걱정을 했으니 대학은 생각도 안 해봤죠. 엄마 입장에서는 세호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꾸준히, 끊임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어요. 악기 연주가 세호한테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계속 연습해야 되고 끝없이 도전해야 하니까 길이 열리고, 좋은 인연도 만나고, 음대를 졸업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거 같아요."
윤 연주자는 어릴 때부터 치료 목적으로 악기 연주를 배웠다. 전국 음악 콩쿠르에서 여러 번 수상한 경력도 있고, 서울시와 우리 해운대구 청년의 날 기념행사에서 연주를 했다. 지금은 장애인 오케스트라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음악을 공부하면서 선생님들로부터 절대음감이란 칭찬도 들었지만 어머니 가슴에 쌓인 남모를 눈물의 세월은 또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미래를 너무 걱정해서 지금 암울하게 살 필요가 뭐 있겠나 싶어요. 세호가 자기 일 하면서 음악을 통해서 세상과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독립하면서 살아가는 걸 바라죠."
오보에는 천상의 소리를 내는 악기로 불린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위대한 음악가들이 오보에를 위한 작품을 여러 개 남길 정도다. 영화 미션의 ost 가브리엘의 오보에는 서정성 짙은 아름답고 목가적인 소리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더랬다.
그렇지만 배우려고 해도 어려워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오보에. 연주하기 힘든 악기 오보에를 통해서 오보이스트 윤세호 씨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얼까? 바로 아마존 원주민들의 심금을 울렸던 가브리엘의 오보에 같은 세상을 말하는 건 아닐까?

장애인 자립 돕는 한 장의 공연 티켓
"저희가 연주하면 티켓이 안 팔려요. 솔직히 저희끼리의 잔치인거죠. 공연 수익이 없으니 세호 씨에게 월급이나 수당을 주는 것도 빠듯하죠. 그나마 한국문화예술위원회나 부산문화재단에서 공모하는 국가지원사업을 따와서 그걸로 운영을 해 나가는 거예요."
음악은 평등하다. 모든 음이 잘 어우러져야 아름다운 음악이 되듯 편견과 차별 없는 열린 마음이 평등한 사회를 만든다.
올해 에어부산은 윤 연주자를 초청해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 기내에서 특별한 하늘 위 연주회를 마련해 주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 문화공연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윤세호 씨는 장애인이지만 오보이스트 윤세호는 내년 봄 카네기 홀 무대가 기다려지는 아티스트다. 그는 말한다.
"오보에 연주하면 기분이 좋아요. 평생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글 원성만

<해운대 이 사람> 윤세호 오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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