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곤의 해운대 역사와 인물-해운대서 영근 꿈, 뉴욕서 꽃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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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19.04.05

해운대 출신 송예슬 작가
국제적 권위 미디어 아트
커뮤니케이션아트 인터랙티브
제25회 수상자로 선정

예술은 작가가 경험했던 과거와 현실, 그리고 이상을 담아낸다. 75세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품 1600여 점을 남긴 미국의 모지스 할머니. 누구로부터도 배운 적 없이 어린 아이 같은 솜씨로 개척시대의 목가적 풍경과 평범한 행복을 재현해냈다. 록펠러 뉴욕 주지사가 할머니의 생일을 두 차례나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했고, 세상을 떠나자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추모사를 발표했을 정도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옛 시골집 할머니와 닮은 정감을 소통했던 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왔던 것이다.
미디어 아트, 기술의 진보가 가져다 준 새로운 예술 장르다. 예술인지 상업적 디자인인지, 예술인지 기술인지 그 경계가 희미해지고 때로는 넘나든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거장 백남준 선생은 미술과 함께 음악을 공부해 장르를 초월하였다.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로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라고 불리며, 2006년 미국 타임지로부터 아시아의 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운대 출신의 한 젊은이가 국제적 권위를 지닌 커뮤니케이션 아트 인터랙티브 25회(Communication Arts Interactive Annual 25)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시각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디자인·아트 잡지인 커뮤니케이션 아츠가 주관해왔고 세계적 광고회사 R/GA의 수석 기술디렉터인 이사벨 캔터, 유명 디지털 디자인 회사인 블루카뎃의 조시 골드블럼 등이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출품작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그런데 송 작가가 개인으로는 유일하게 2개의 상을 받았다. 수상작 보이지 않는 조각들(Invisible Sculptures)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청각, 촉각, 후각 등을 이용해 볼 수 있는 다섯 점의 조각들로 차별과 소외를 생성하는 보이지 않는 경계를 실험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심사위원 골드블럼은 "창의적 접근이 훌륭하며 매우 참신한 실험"이라고 호평했다. 또 하나의 수상작인 쪽빛(Indigo)은 소리 데이터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해 기후변화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를 제시했다.
서른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송예슬 작가. 강동초등학교 해운대여중 부산외고를 나왔고, 부모님이 우3동에 거주하고 있으니 해운대 토박이임에는 분명하다. 연세대 문헌정보학과를 나와 네이버에서 2년 근무했고, 대학원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갔다.
중학생 시절이던 2002년 부산비엔날레에서 본 호노레도 작가의 작품에 매료되어 친구들을 미술관에 데려갔고 시립미술관, 벡스코, 부산국제영화제 행사를 가까이 했다. 학원과 시험공부에 매달렸어야 할 나이에 문화예술 감각을 키웠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하더니.
낯설고 물선 이국 생활이 힘겹지 않았으랴만, 작가로서의 길은 순탄했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대학교 예술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뉴욕대의 연구원으로서 뉴미디어 아트와 기술을 연구하고 후학들을 가르치며 뉴저지의 마나 컨템포러리 갤러리의 레지던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으니 고물가로 이름난 뉴욕 생활도 견딜 만 하리라. 그의 작품은 캘리포니아의 포트 메이슨 아트 앤 컬쳐 센터, 저명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뉴욕 IAC 빌딩 로비 등에서 전시되고 있다. 또한 바르셀로나, 텍사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프로젝트에도 아티스트로 참여한 바 있다.
송 작가는 "미디어 아트는 회화나 조각처럼 개인 소장가들 사이에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미술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제작비를 지원받은 공공 공간이나 미술관 등 건축물, 컨퍼런스, 기업 이벤트를 통해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글, 애플과 같은 큰 기업은 기술, 디자인, 예술적 실험을 하는 크리에이티브 랩을 운영해 기술의 창조적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고 한다.
"제 작품이 독립적 생명체로서 자율성을 가지고 살아 있었으면…"하고 송 작가는 늘 소망한다. 보는 이들에게 생각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면 작품도 작가도 생명력과 함께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송 작가는 "올해나 내년 중 한국에서 전시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옛 중국의 월나라 새가 고향을 바라보는 남쪽 가지에 둥지를 마련했듯이 송 작가가 미국 땅에서 세계로 향해 날개를 펼치더라도 모국을 잊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어머니 김명은 씨를 통해 이메일로 뉴욕에 거주하는 작가와 만난 김에 어머니에게도 몇 마디 물었다. "생소한 분야라 다소 우려는 되었지만 딸의 판단을 믿었다"며 "예술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작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란다.
위대한 예술가들을 길러냈던 어머니들처럼 송 작가의 어머니도 허울만 뒤쫓아 다니는 여느 어머니들과는 달랐다. 
/언론인

박병곤의 해운대 역사와 인물-해운대서 영근 꿈, 뉴욕서 꽃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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