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자연마을 반여동 - 유교사상 애향정신 깃든

중간에 있는 마을이라 중리
넓은 들판에 부자 농가 많아

남평 문씨 할머니 재산 기부
장산초 건립 공사비 지원

■ 중리마을
반여1동에 위치한 중리마을은 반여동의 중간에 자리 잡고 있었던 자연마을이다.
중간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중리(中里)라 이름 붙여졌다.
옛날 이 마을은 남평 문 씨, 청도 김 씨 등이 집성촌을 이뤘으며, 유교 숭상사상이 짙은 마을이었다. 이 마을에는 1700년 경 남평 문 씨 할머니가 살았다.
할머니는 자손이 없어 죽으면 재산을 마을에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 할머니는 임야(1만 6천 평, 반여1~3동 산복도로 주변)와 전답(1천 평)을 마을에 기증했다.
문 씨 할머니 묘소는 장산 기슭에 있었으나, 태광산업 부지로 설정됨에 따라 반여3동으로 이장하고, 수재민 이주로 주택지가 되자 반여초등학교 뒷산 양지바른 곳에 안장했다.
중리마을 주민들은 학교를 세우기 위해 할머니의 재산을 처분, 장산초등학교 건립 시 공사 기금을 지원하여 개교(1946년 9월 1일)했다. 할머니의 거룩한 애향정신을 이어받은 중리 주민들은 매년 8월 10일 산소에 모여 성묘와 제사를 지내고 할머니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1740년 간행된 <동래부지> 불우편에 보면 중리마을 장산 쪽으로 올라가면 신라시대 창건한 인지암이라는 암자가 있었으나 빈대가 너무 많아 폐사되었다라고 하였다. 지금도 이 일대에는 옛 기왓장이 나와 절터의 흔적임을 알 수 있다. 인지초등학교, 인지중학교의 교명은 인지암에서 따온 것이다.
중리마을은 오랜 옛날부터 인지암 앞마을 뒤편 육군기술병기학교에서부터 반여3동으로 가는 도로까지 들판이 아주 넓어 중리마을에 부자 농가가 많았으며 큰 마을이 형성됐다.
1904년 간행된 <경상남도동래군가호안>에 의하면, 동상면 관내에 중리동이 있다. 당시 중리동의 호수는 12호다. 양산 이 씨, 동래 정 씨, 경주 김 씨, 남평 문 씨, 밀양 박 씨, 파평 윤 씨, 청도 김 씨 등의 성씨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1936년 조선총독부에서 간행한 <조선의 성>에 의하면, 1930년 당시 남면 중리에는 밀양 박 씨가 29세대, 김해 김 씨가 40세대로 동성마을을 이루었다고 한다.
중리마을에는 1940년 경 장산숙이란 서당이 있었다. 이 서당은 마을과 태광산업 담장 경계지점인 반여1동 연립주택(반여1동 850번지) 자리에 있었다.
서당 주위에는 버드나무 숲과 실개천이 흐르고 환경이 아름다웠다.
서당의 학동(學童)은 상리·중리·무정·삼어마을 자녀 30여 명으로 하루 3시간 정도 천자문 등을 배웠다. 숙장(塾長)은 이시형·박창관 선생이었다. 중리서당은 광복이 되자 1946년 9월 1일 장산초등학교가 개교한 후 문을 닫았다.
정기진(1809~1885)의 자는 문백, 호는 반계다. 문학으로 명망이 높았는데 장산 아래 반여1동에 은거하며 후학을 가르침에, 이 지방 학자들의 사표가 되었다.
그가 죽은 뒤 후손이 없었는데 문하의 제자인 김문주 등이 1913년에 변향계(辨香契)를 조직해 향선생으로 제향을 받들었다.

■ 수영강
삼어마을 앞을 흐르는 수영강은 낙동강에 이어서 부산에서 두 번째로 긴 강으로 총길이는 20km이다.
울산단층에 지배된 단층선곡의 하천으로, 양산시의 천성산에서 발원하여 남서방향으로 흐르다가 재송동에 이르러 금정산에서 발원하여 남서로 흐르는 온천천과 합류, 수영만으로 유입된다.
강의 상류지역은 부산시민의 식수를 공급하는 회동수원지가 자리 잡고 있어 상수도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수영강은 옛 동래지방의 명당수로 사천이라 불렀으나 조선시대에 하구 부근에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설치되면서 수영천 또는 수영강으로 부르게 되었다.
수영강 중류에는 원동교가 놓여있는데 반여동과 동래구 안락동의 경계를 이룬다.
길이 98m, 너비 18m의 이 다리는 해운대~동래 간을 잇는 충렬로의 중요 교량으로 서쪽에는 도시고속도로인 번영로가 있고 동쪽에는 원동IC가 있다.
해방 전까지만 해도 목조로 된 초라한 다리였으나 1963년 현대식 교량으로 개수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