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나무> 해운대공원 수국
작성자 | 홍보협력과 | 작성일 | 2023.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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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의 수국다움은 어디에 있을까. 꽃일까, 잎일까. 대부분 꽃을 꼽겠지만 잎 역시 수국을 수국답게 한다. 꽃이 절정에 이르면 잎도 절정에 이른다. 윤이 날 정도다. 꽃과 달리 소박하나 서슬 시퍼런 잎은 군자의 면모가 보인다. 그래서 수국을 앞에 두면 꽃만 볼 게 아니라 잎을 함께 봐야 한다. 꽃 보며 들뜬 마음을 잎 보며 가라앉혀야 한다. 말은 그렇게 해도 수국의 수국다움은 아무래도 꽃에 있다. 꽃을 피우기 전의 수국에 다가가는 이가 몇이나 될까. 잎을 유심히 보게 되는 것도 꽃이 있어서다. 수국의 수국다움이 꽃에 있다면 꽃의 모양에 있을까, 꽃의 색에 있을까. 단정하기 어렵다. 모양이 좋다 싶으면 색에 더 끌리고 색이 좋다 싶으면 모양에 더 끌린다. 모양과 색. 다 같은 것 같으면서 다 다르다. 모양도 그렇고 색도 그렇다. 날기 직전 양 날개를 가지런히 모은 나비 같은가 하면 날개를 펴고서 이제 막 날기 시작한 나비 같다. 더는 연해질 수 없는 연분홍인가 하면 그보다 더 연한 연분홍이 수두룩하다. 나비만 그럴까, 연분홍만 그럴까. 세상의 잣대로 잴 수 없고 세상의 언어로 다룰 수 없는, 모양 이전의 모양이고 색 이전의 색이다. "바다에선 파도가 발걸음 멈추게 하고 공원에선 수국이 발걸음 멈추게 하네요." 수국 너머는 수평선을 품은 바다. 수국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는 자리에 서면 무엇을 더 바랄까. 이보다 호사가 없다. 가진 게 별로여도 이 순간만은 이 세상 가장 많이 가졌고 보는 눈이 좁아도 이 순간만은 이 세상 가장 넓은 눈을 가졌다. 나만 그럴까. 바다를 등지고 수국을 보다가 수국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는 자리에 선 사람은 오래오래 서성이며 더 바랄 것 없는 호사를 즐긴다. 이곳은 여러 향토기업으로부터 수목을 기증받아 조성된 화단입니다. 해운대공원은 소나무 공원. 해운대해수욕장 끄트머리 동백섬 초입에 있다. 소나무 울울창창, 그늘도 울울창창이라 내 학생 시절 MT 장소로 곧잘 쓰이던 이곳은 이제 부산의 뉴 페이스 수국 명소다. 향토기업과 지역민의 마음이 스며들어 수국 정원을 일군 것. 묘목은 천만 관객 돌파가 목전인 경남 고성의 수국 정원 만화방초에서 가져왔다. 그때가 2022년 봄. 이제 갓 한 해를 넘겼어도 향토기업과 지역민, 주야로 돌본 만화방초의 지극정성 그 마음을 헤아려 다 같은 것 같으면서 다 다른 수국이 해운대를 천만 관객 명소로 이끄는 중이다. 소녀의 꿈. 수국 꽃말이다. 이것 말고도 더 있지만 수국을 알기엔 이 하나로도 충분하다. 소녀의 꿈은 다정다감하다. 어디까지나 꿈이기에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수국이 그렇다. 상황에 따라 색이 바뀌는 꽃의 대명사가 수국이다. 알칼리 성분이 강한 땅에선 붉은 꽃을 피우고 산성 땅에선 푸른 꽃을 피운다. 파란 꽃, 빨간 꽃이 절정인 6월과 7월 해운대공원은 소녀의 꿈으로 그득하다. 동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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