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곤의 해운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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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7.01.31

달맞이 명성, 달맞이 빵으로


하이빵과 함께 해운대빵 선정돼
달맞이 보름달 닮은 모양에
팥 모카 오렌지 레몬 네가지 맛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


빵의 역사는 6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된 빵 식문화가 그리스로 전해졌고, 로마시대 제빵 기술이 발달하였다. 프랑스 대혁명 시절 루이16세의 왕비 마리 앙뚜와네트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고 비아냥거려 배고픈 군중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고 한다. 빵을 먹을 형편조차 못되는데 케이크를 어찌 먹을 수 있나. 왕비의 말이었는지 알 수 없는 뜬소문에 불과했지만, 그녀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미국이 원조해준 옥수수로 만든 빵을 학교에서 나눠주었다. 빵이라곤 구경하기조차 어려웠던 시절,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에 흠뻑 빠져버렸다. 중학생 때는 학교 매점에서 파는 단팥빵이 단연 인기였다. 여전히 밥이 주식이지만,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기 위해 가끔 빵을 찾는다.
지역특산품이자 관광 상품으로 개발된 해운대 달맞이 빵을 찾아 나섰다. 송정에서 기장으로 가는 대로변에 달맞이 빵 간판이 보인다. 2014년 해운대구의 공모를 통해 하이 빵과 함께 해운대 빵으로 선정되었다. 경주빵이나 통영의 꿀빵처럼 해운대의 특산품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취지다.
달맞이 빵은 마을기업인 해운대 빵 사랑 협동조합이 생산한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난립하면서 동네 빵집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자 해운대 지역 10개 빵집이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수익이 남으면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공동으로 대량 구매하여 제빵 원가를 낮춘다고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공동 제조공장 설립. 값비싼 설비를 조합의 수익으로 구매하면 제조원가를 더욱 낮출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달맞이 빵은 달맞이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보름달처럼 둥근 모양이다. 팥, 모카, 오렌지, 레몬 등 네 가지 맛을 볼 수 있는 8개 한 상자에 1만 원이다. 동부산 롯데몰, 영화의 전당, 해운대구청 등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행정자치부 주최 마을기업 우수상품 모음전에서 200개가 넘는 제품들 가운데 매출액 상위 10위 이내에 들어 온라인에서 상시 판매중이다.
빵 사랑 협동조합은 재능 기부에도 열성적이다. 지역 주민이나 학생들을 상대로 제빵 기술을 무료로 가르친다. 각급 학교를 방문, 진로체험교육을 실시하고 대학생들의 실습을 지도한다. 하루 3시간 이상 일주일 걸린다. 협동조합 조합원들은 분기별로 세미나를 갖고 각 매장의 인기 제품을 가져와 노하우를 공유하며 정보를 교류한다. 구청은 쇼핑백이나 홍보물 제작을 도와주고 홍보도 지원한다. 공룡과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상대하려면 서로 돕고 힘을 기를 수밖에 없다.
빵 사랑 협동조합의 이사장이자 제과제빵 회사 금화푸드 대표인 임광직 씨(59)는 사단법인 대한명인회에서 인정한 제빵 부문 명인이다. 미국인으로부터 제빵 기술을 배웠던 아버지 밑에서 19세 때 시작하였다. 일본과 프랑스에서 연수하였으며 이름난 제빵회사 공장장도 거쳤고 상도 여러 차례 받았다. 큰 아들 임승훈 씨가 송정동의 캐틀앤비의 경영을 맡고 있고, 둘째 아들 임세훈 씨가 제과기능장으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계란 가격이 많이 올라 타격을 받지 않느냐고 임승훈 실장에게 물었더니 계란 뿐 아니라 설탕, 밀가루 가격도 많이 올랐는데 참고 견딜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케이크, 쿠키, 카스테라, 디저트용 제품 등을 다양하게 전시중인데, 오늘의 주인공인 달맞이 빵 몇 상자와 강정을 구입했다. 달맞이 빵은 단 맛이 나면서도 담백하고 부드럽다. 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게 선물하기 안성맞춤이다.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메이드 인 해운대 빵을 이제야 발견한 셈이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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