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에 얽힌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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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7.01.10

액운 몰아내고 복 불러들여
여명 알리는 신통한 존재


2017년은 닭의 해다. 닭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자 머리 나쁜 동물로 종종 무시당하곤 하지만 선조들에겐 아니었다. 서쪽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유시(오후 5시~7시)를 가리키는 십이지 동물로 까마득한 어둠 속에서도 여명을 알리는 신통력 있는 존재였다.
닭은 머나 먼 옛날 신라 김알지의 탄생설화에 등장한다. 경주 반월성 주변의 작은 숲 시림을 거닐던 신라 탈해왕은 닭 울음소리를 듣고 신하들과 함께 소리의 진원을 찾았다.
그곳에는 흰 닭과 함께 금빛이 쏟아지는 궤가 나뭇가지에 걸려있었는데 그 속에 김알지가 있었다. 그는 경주 김 씨의 시조가 되었고, 그의 후손은 신라 13대 미추왕이 되었다. 이때부터 시림은 닭이 울었던 숲이라는 의미의 계림이라 불렸고 국호 역시 계림으로 바뀌었다 전해진다. 계림은 신라의 신성한 숲이라 하여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천지개벽 신화에도 닭은 등장한다. 제주의 탄생 설화에는 오랫동안 암흑이던 세상에 개벽의 기운이 돌기 시작했는데, 천황닭이 목을 들고, 지황닭이 날개를 치고, 인황닭이 꼬리를 쳐 울자 갑을동방에서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어서 하늘에서 천지왕이 두 개의 해와 두 개의 달을 보내자 세상이 밝아지며 천지가 활짝 열렸다고 전해 내려온다. 이렇듯 선조들에게 닭의 울음은 새 시대의 시작이라는 의미였다.
또 닭은 잡귀를 몰아내며 액을 막고 복을 불러들이는 존재로도 여겨졌다. 선조들은 장닭이 홰를 길게 세 번 이상 치고 꼬리를 흔들며 새벽을 알리면 맹수와 잡귀들이 모습을 감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할 때면 각 가정은 잡귀를 물리치고자 닭 그림을 벽에 붙이곤 했다.
이는 조선후기 우리 민족의 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에도 잘 나타나 있다. 매년 정초가 되면 해태, 개, 닭 호랑이를 문에 붙였는데 그 중 닭은 어둠을 밝히고 잡귀를 쫓기 위해 중문에 걸어놓았다고 적혀있다.
입신출세를 위해 서재에 닭 그림을 걸어두기도 했다. 닭 머리의 벼슬이 조선시대 과거 급제 후에 쓰는 관과 비슷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닭 벼슬과 비슷한 모양의 맨드라미를 닭 그림과 함께 그려 넣으면 관에 관을 더한 형태라 최고의 입신출세를 의미했다.
이처럼 새 시대의 시작과 입신을 의미하는 닭. 2017년 정유년에는 선조들의 믿음처럼 모든 사람들이 액운을 털어버리고 좋은 일만 가득할 것이라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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