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 정확한 진단은 치료의 시작이자 시간·
작성자 | 관광문화과 | 작성일 | 2013.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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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필자의 병원에 직업이 의사인 어머니가 다리를 다친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왔다. 상담을 하면서 아이의 성장판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필자는 어린 시절 별나게 활동적이어서 수차례 골절 등으로 집 앞의 접골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병의원이 많지 않았던 1960년대라 흔한 일이었고 별탈 없이 자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 뼈마다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다르고 성장판 손상은 X-ray에 보이지 않을 경우가 많아 청소년들이 관절 근처에 손상을 받으면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MRI로 조기 진단을 해서 기형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성장을 방지해야 한다. 한 달 반 전에는 서울 모 대학병원 교수인 친구가 국제영화제를 구경하러 내려온 딸아이를 필자의 병원에 보냈다. 4~5개월 전 심한 운동 후 발등 앞쪽이 부어 정형외과 선생에게 보냈는데, X-ray 촬영 후 큰 이상 없어 보인다며 운동하지 말고 좀 쉬라고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이후 오랫동안 차도가 없어 답답해서 침도 맞아보고 했는데, 전혀 증상이 나아지지 않더란다. 증상을 들어보니 X-ray에는 잘 안보이는 경우가 많은 피로골절 같아서 MRI로 확인하고 CAM Walker boot를 8주간 신고 다니라고 처방했다. 더 늦었으면 이쁜 발에 핀을 박아 넣을 뻔한 경우였다. 필자는 오랜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 후 지난 1년 동안 정확한 진단에는 인색하고 싼 진료비와 빠른 치료를 구하면서 결국은 근거없는 치료로 시간과 진료비를 낭비하는 환자들을 많이 보았다. 지난 15년 간 한국의 1차진료가 질적으로 큰 발전이 없을뿐더러 기형적으로 진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 서종대·원영상의학과 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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