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과 동백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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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3.06.10

나는 집이 해운대라서 가끔씩 동백섬에 올라간다.
동백섬 정상에는 멀리 해원을 바라보고 있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동상이 비바람 맞으며 신라 천년의 흥망성쇠를 보고 있는 듯하다.
동상 아래엔 선생의 시비가 있다. 5언절구 7언절구 5언율시 7언율시들이다. 한시를 번역하신 분은 노산 이은상 시인이다. 천년전 한 시대를 풍미한 고운과 노산 선생은 시로써 교감한다.
추야우중음(秋夜雨中吟, 가을밤비), 우정야우(郵亭夜雨, 나그네 집 밤비), 춘효(春曉, 봄 새벽), 양산 임경대, 가야산 홍류동, 촉규화(蜀葵花, 접시꽃), 홀로 사는 중에게, 생각을 붙여, 입산 등 많은 시가 있다. 누구나 한번쯤 들러 고운 선생의 한시를 음미한다면 좋지 않을까.


가을 밤비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쓸쓸한 가을바람 애달픈 노래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엔 날 알아주는 이 없고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깊은 밤 창밖에는 비 듣는 소리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아랜 만리 먼 길 외로운 마음.


접시꽃
寂寞荒田側(적막황전측)
거칠은 밭 언덕 쓸쓸한 곳에
繁花壓柔枝(번화압유지)
탐스런 꽃송이 가지 눌렸네.
香輕梅雨歇(향경매우헐)
첫 여름 비 갤 무렵 가벼운 향기
影帶麥風즠(영대맥풍의)
보리누름 바람결에 비낀 그림자.
車馬誰見賞(차마수견상)
수레 탄이 어느 누가 와서 보리오
蜂蝶徒相窺(봉접도상규)
벌 나비만 부질없이 서로 였보네.
自慙生地賤(자참생지천)
본시부터 천한데 태어났기에
堪恨人덲遺(감한인기유)
사람들의 버림받음 참고 견디네.
 /정상호·재송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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