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안내소 통역안내원으로 근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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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0.01.20

해운대 바닷가 한복판에 위치한 관광안내소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나는 지난 3월 1일부터 올 연말까지 10개월간의 관광안내소에서 통역 안내를 맡았다.
방문객의 질문도 다양하여 안내원은 주변 관광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음식점 쇼핑 숙박시설 교통편 등을 꿰고 있어야 한다.
말이 음식점이지 다양한 입맛의 취향을 가진 현대인의 구미에 맞는 곳을 선택하여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교통편 또한 전국의 고속도로망을 꿰고 있어야 하고 내륙과 해안을 끼고 있는 부산의 지리적 특성상 남해안의 배편까지 망라해야 한다.
방문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안내원들은 종일 인터넷을 열어놓고 실시간 검색을 통한 서비스를 행해야함은 말할 것도 없다.
때로는 웃지 못할 전화문의가 날아들기도 한다.
오륙도의 전화번호가 몇 번인가라는 질문에 옆의 안내원에게 물어 번호를 알려주고 돌아서서 생각하니 관광안내소 건너편에 있는 모 갈비집이 아닌가.
또한 일출을 찍기 위한 정확한 지점을 가르쳐달라는 전화문의를 받고는 놀라기도 했다. 그것도 송정 죽도 내의 송일정 전망대에서 말이다. 카메라 렌즈의 방향만 맞추면 될 것을 안방에서 전화 한 통으로 각도까지 뽑아달라는 주문인 것이다.
그 밖에 단골손님으로 내 집처럼 수시로 드나들며 생수통에 얼굴을 대고 씻는 노숙자와 공짜라고 하여 정보지를 집어들고 나가서는 해변가에 방석 삼아 깔고 앉는 사람들이 있다.
벌떡 일어나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는 안내원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듯 필요한 전단지만 집어 들고 말없이 들어왔다가 마치 맡겨 둔 제 물건이라도 찾아가듯 챙겨서 휙 나가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모두가 선진국민으로 거듭나기를 원한다면 우선 감사한 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최정숙


<20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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