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 국내 텃새 60종 중 57종 장산 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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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20.03.14

노랑배진박새
장산 옥녀봉에서
국내 최초 발견되기도

숲을 푸르고 울창하게
더 많은 새가 찾아
편히 쉬는 장산 만들자

장산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대천공원 입구에 접어드니 좌측 목련에 족히 30마리가 넘을 참새들이 은행잎 떨어지듯 우르르 땅으로 앉았다가 다시 목련 가지로 훨~ 날아간다. 몇 걸음 옮겨 대천호수 쪽에는 집비둘기가 이곳의 주인이 된 듯 움직이는 모습이 여유롭다.
야외공연장 옆의 노거수가 되어버린 벚나무 주변에는 까치들이 알아듣지 못할 큰소리를 내며 땅으로 내려앉는다.
이곳은 2010년 2월에 나무발발이가 벚나무 껍질 틈으로 활처럼 휘어진 부리로 발발거리며 먹이활동을 하던 곳인데, 아쉽게도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다. 석산꽃농원 옆 이곳은 흰배지빠귀가 낙엽을 부리로 휘저으며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다.
몇 걸음 걷다 보니 전시관 주변으로 동박새 한 무리가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다니며 즐거운 표정으로 열매를 먹고 있다. 관리사무소 옆의 나무에서는 직박구리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이방인 쳐다보듯 빤히 쳐다보고는 숲으로 사라진다.
숲해설가의 집 옆으로 붉은머리오목눈이 몇 가족이 떼를 지어 "비~, 비~" 소리를 지르다 나를 보자 무리지어 풀숲으로 숨어 버린다. 양운폭포를 지나는 오른쪽 숲 체험 학습장 주변에서 동박새와 붉은머리오목눈이들이 떼를 지어 움직이고, 개울 건너편에서 굴뚝새 한 마리가 바쁘게 숲속으로 사라진다. 석태암을 지나는 길옆으로는 박새들이 두 발 사이로 먹이를 잡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맛있게 먹고 있다.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 밝은 표정에서 여유가 보인다. 발걸음을 옮겨 체육공원에 도착하니 음수대 뒤쪽으로 노랑턱멧새 소리가 들리고, 계곡 쪽은 팔색조와 긴꼬리딱새가 둥지를 틀었던 곳이다.
약수터로 가는 길에 접어드니 곤줄박이 한 무리가 내 앞에서 왔다 갔다 한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손바닥을 펼치니 금새 손바닥에 내려앉아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누군가가 먹이를 주고 있다는 증거다.
옥녀봉에 도착할 즈음 하늘 위로 새매 한 마리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돌고 있고 큰부리까마귀와 까치들이 큰 소나무에 앉아 있다. 옥녀봉에서 바라보는 동백섬에는 동박새를 비롯해 20여 종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고, 2011년 1월에 노랑배진박새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중봉으로 가는 길 멀지 않은 곳에서 노랑턱멧새들이 "찍~, 찍~"거리며 복잡한 나뭇가지 사이로 무리를 지어 날아간다.
정상에 도착해서 앞 뒤 좌 우로 조금만 움직이면 해운대구 전체가 다 보인다. 해운대기계공고 쪽에서 성불사 사이에는 큰오색딱따구리를 비롯해 다양한 종의 새들이 있고, 특히 3월이면 봄을 알리듯 참새 크기의 섬휘파람새가 가지 촘촘한 키 작은 나무 속에서 "휘~ 뭐러뭐라, 휘~ 뭐러뭐라"하며 예쁘고 큰소리로 자기가 왔음을 알린다.
우2동, 재송동 지역은 다양한 종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고, 특히 이 지역의 한 여름 밤에는 "소쩍~, 소쩍~" 규칙적인 리듬의 소쩍새와 "쏙쏙쏙쏙~, 쏙쏙쏙쏙~" 쏙독새가 슬픈 듯한 시를 낭송하는 곳이다.
300여 미터의 너덜겅 길을 지나 아래로 보이는 반여1동 쪽에서는 2019년 갈까마귀 한 마리가 큰부리까마귀 무리 속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2011년 2월에는 석대천의 피라칸다 열매를 먹기 위해 홍여새 50여 마리가 날아와 한동안 인산인해(?)를 이룬 적도 있었다.
재송동과 반여동을 지나 반송동 지역에서는 우리나라의 3대 미조(美鳥)라 불리는 큰유리새, 팔색조, 긴꼬리딱새를 비롯해 귀한 여름 철새들이 해마다 오는 지역이고, 2017년에는 큰소쩍새를 목격하기도 하였다.
억새밭을 지나면 송정동이 보인다. 이 지역에서는 긴꼬리홍양진이와 수십 마리의 검은이마직박구리가 탐조되었고, 2013년 2월에는 100여 마리의 멋쟁이새가 날아온 적도 있었다.
송정천은 물총새와 원앙을 비롯한 여러 종의 오리가족들이 머무는 곳이다. 억새밭을 지나 장산마을의 그림자 드리운 길목에 흰배지빠귀 한 마리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고, 노랑턱멧새와 힝둥새들이 보금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장산마을과 습지 주변은 많은 수의 꿩이 서식하고 있으며, 후투티도 간혹 보이는 곳이다.
계곡의 맑은소리를 뒤로 하고 체육공원을 지나 출발지인 대천호수의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본다. 호수가 왠지 삭막하다는 느낌이 든다. 다리 밑으로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는 주변으로 인공섬을 만들고, 갈대와 부들을 심는다면 머지않아 이 호수에도 많은 오리들이 날아와 겨울을 보낼 수 있을텐데….
정리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조사된 새의 종류는 텃새(60여 종), 여름 철새(64여 종), 겨울 철새(116여 종), 나그네새(103여 종)을 포함하여 대략 340여 종이고 우리 장산에서는 57종(산 41종, 하천 12종, 바다 4종)의 텃새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텃새 중 장산에서 볼 수 없는 동고비, 들꿩, 메추라기는 서식 환경이 장산과 다르다 보니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백년대계의 장산! 지금보다 더 많은 종류의 새들이 오기를 원한다면 그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장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실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박 용 구
조류탐조가

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 국내 텃새 60종 중 57종 장산 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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