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칼럼 - 아이가 바라는 것은 <부모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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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8.07.11

부모의 행복한 모습 보며
행복하게 사는 법 배워


우리 아빠가 원래 짠돌이라 엄마한테 이벤트 이런 거 절대 안 하시거든요. 완전 무뚝뚝하세요. 그런데 이번 결혼기념일에 엄마한테 이벤트를 하는 거에요. 우리 아빠가 이런 센스가 있었나 완전 이상해요
우리 엄마 아빠는 진짜 웃겨요. 예전에는 여행 가거나, 외식 나가면 항상 내가 우선이었는데 이제 둘이 놀러 다니고, 둘이 늦게 들어오고, 완전 나는 뒷전이라니까요. 둘이서 완전히 저를 왕따시킨다니까요. 참나
아이들이 종종 와서 이렇게 불만을 얘기하고 엄마 아빠 흉을 봅니다. 진짜 어이없다고, 진짜 웃기다고 뾰로통한 표정으로 끝도 없이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분명 불만을 말하고 있는데 목소리가 행복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가 친해지니까 자기가 뒷전이라고 투덜대는 건데, 그것이 사실은 재미있고 좋은가 봅니다.
가만히 그 친구의 마음을 느껴보면, 엄마랑 아빠가 이제 둘이 그만 친하고 나를 챙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둘이서 나는 신경도 안 쓰고 데이트 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투정이 아니라 좋아서 하는 말. 우리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사이가 좋다는 아이 식의 자랑. 그것을 말하고 있는 아이나 그것을 듣고 있는 다른 아이들이나 그것이 자랑이라는 것을 모두가 압니다.
엄마 아빠가 다정하게 다니는 모습이 어쩌면, 그 아이가 오래 전부터 바랐던 엄마 아빠의 행복한 모습일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자신 때문에 삶을 헌신하는 부모님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반드시 둘이서 행복한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아빠가 자신의 삶을 즐겁게 누리면서 사는 모습 말입니다.
잘못을 저질러서 교육명령을 받은 친구랑 대화를 하면서 물었습니다.
부모님한테 바라는 거 있어? 부모님이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거 있으면 선생님이 대신 전해줄게
아뇨. 그런 거 없어요. 그냥 이제는 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 아이의 말끝에 달려있는 진심이 전해옵니다. 우리가 부모로서 오해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의 삶을 무시하고 헌신해서 아이만을 위해서 사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부모님의 행복한 모습을 목격하는 것입니다. 그런 목격을 통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것입니다. 이것은 저 역시 그랬고, 지금은 부모가 되어 있는 많은 자녀들이 그 부모들에게 그렇고, 지금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고민 옆에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까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 아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원은정 <부모의 인문학 질문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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