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A~Z>
학생부·수능 비율조정 외 크게 바뀌는 게 없어 부작용없는 결론 마련해야
대입제도개편공론화위원회는 6월 20일 4가지 의제를 밝히고 이를 토대로 공론화추진 절차를 진행해 대입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논의 과정과 절차의 문제는 논외로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행 될 현재 중3의 대입 제도 개편의 경향성을 짚어보기로 하자. 첫째, 4가지 의제 모두 학생부와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의 균형성을 유지하는 안이라 특정 전형으로의 쏠림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이 두 가지 전형을 마지막까지 준비하고 있어야 할 수도 있어 오히려 전체 학생에게 마지막까지 입시부담을 지울 수도 있다. 둘째, 2015개정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바와 대통령의 공약은 수능의 절대평가였으나, 2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원칙이라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셋째, 수능최저학력 기준의 활용은 대부분 대학 자율로 맡긴다고 하지만 이 또한 지금과 유사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학생부와 수능 전형 사이의 비율이 달라지는 것 외에 크게 바뀔 것이 없어 보이며, 이러한 경향성이라면 절대평가로 가는 것은 어렵지 않나 하는 우려까지 있다. 이 논의에서 소홀히 다뤄진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현재 대입의 방향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 일어나게 된 몇 가지 문제가 너무 심각하게 논의되는 바람에 학교 교육의 정상화 노력과 교육과정의 본질이 지나치게 무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입 개편 논의의 출발점은 2015개정교육과정의 적용 때문이었다. 문, 이과 구분을 없애고, 과정중심의 평가를 하는 교육과정의 변화에 맞춘 대입제도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출발한 논의였으나 이러한 내용과 무관한 의제만 도출된 것이다. 학생부중심전형의 확대로 학교생활기록부의 위력이 커지면서 학생들의 소극적이고 방관적이었던 수업 태도와 학교활동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방향으로 변화하였고, 이 활동에서 얻어진 많은 경험들이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키우는데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정시 비중이 줄어 역전의 기회가 사라졌다거나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난 받아온 부분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이를 피하려다 또 다시 입시사교육으로의 회귀가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며, 학교 교육은 다시 수능준비 과정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육과정과 입시가 일관성을 갖고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함으로서 겪어야 할 또 다른 문제점과 불이익, 학교교육의 파행적 운영 등에 대한 우려가 최소화될 수 있는 안으로 결론이 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 중3학생들과 학부모는 몹시 힘들다.
오경옥(금곡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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