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과 심장이 가까워지는 순간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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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7.09.06

부모교육 칼럼


내가 너를 품어줄게
내가 너를 받아줄게
내가 너를 보호해줄게…
사랑을 전하는 선명한 행동


지난 광복절 경기도에 있는 한 외국어고등학교에 인문학 강의를 갔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쉬는 날 자유롭게 열리는 인문학 강좌였는데 시간이 남아 주차장에서 잠시 머물렀다.
쉬는 날이라 집에 다녀온 학생들을 데려다 주기 위해 부모님들의 차가 속속 들어왔는데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다.
우리 아들 이번 주도 수고해, 금요일에 보자
남학생이 조수석 문을 열고 서 있고 운전석에서 내린 엄마가 아들에게 다가가 꽉 안으며 하는 말이 들렸다. 아들이 응하면서 안고 잠시 그렇게 있다가 손을 흔들며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그 학생은 학교 건물로 올라갔다.
표정을 보니 은은한 미소에, 눈에는 따스한 느낌이 나고, 얼굴도 편안해 보였다. 나 역시 뭉클하고 따뜻했는데 엄마와 아들 사이에 흐르는 서로를 향한 애정과 신뢰가 나에게까지 전달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포옹은 심장과 심장이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거나, 볼에 뽀뽀를 하거나.
몸으로 하는 이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능가하는 하나가 바로 포옹이다. 나의 심장과 너의 심장이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사랑한다는 것을 전하는 선명한 행동인 것이다.
아이가 훌쩍훌쩍 울고 있을 때, 왜 우는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뚝 그치라는 말 말고 그저 꼬옥 안아주는 것만으로 그 울음은 조금씩 잦아든다. 그리고 억울하고, 속상하고, 서러워서 복받쳤던 마음들은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 그 모양을 바꿔 안도, 믿음, 사랑 등의 모습으로 자리잡는다.
아이가 신이 나서 팔짝팔짝 뛰고 있다면, 자랑스럽다고, 잘했다고, 고맙다고, 앞으로 더 기대한다는 말보다 그저 꼬옥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그 기쁨은 배가 된다. 그리고 신나고, 행복하고, 기쁜 마음은 기억으로 각인되어 마음 곳곳에 기록된다. 심장과 심장이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 말로 하지 않아도 심장끼리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 언어와 눈빛을 통하지 않아도 바로 전달하는 거리.
두 팔 벌려 꼬옥 안아주기도 하고, 뒤에서 포옥 안아주기도 하고. 포옹은 실제로 우울증과 병을 낫게 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한때 프리허그가 유행했는데 이것은 길 한복판에 서서 낯선 사람 누구라도 안아주는 것이다. 그들이 중요한 사람이란 걸 모든 사람이 알게 하자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 제이슨헌터가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지금 안고 있는 당신은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포옹은 말없이 전한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심장은 본능적으로 엄마의 심장이다. 태아로 살던 그 시절에 1초에 한번씩 느끼던 그 심장. 엄마가 하루에 6초 이상만 안아줘도 심신이 안정되고 면역력까지 좋아진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이다.
내 심장을 따뜻하게 데워서 매일 아이를 양껏 안아주면 어떨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원 은 정
한국청소년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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