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곤의 해운대 이야기-문화 갈증 씻어줄 영화의 바

null 게시물 상세 정보
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3.10.11

전국의 영화 팬들이여!
해운대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영화의 바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3일부터 활짝 열린다.
7·8월의 바다가 폭염을 씻어준다면 초가을 영화의 바다는 문화적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바다는 깨끗하거나 더러운 것을 가리지 않고, 내 것과 네 것을 차별하지 않는다. 바다는 그 어떠한 것도 묵묵히 받아들이며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그래서 바다는 용광로이자 어머니이다. 이런 까닭인지 프랑스어로 바다(La Mer)는 어머니를 의미한다고 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질적 문화, 지구촌 변방의 영화조차도 외면하지 않고 따스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인지 올해 개막작은 히말라야의 오지 국가인 부탄의 영화 바라:축복이 선정됐다. 영화 선진국, 영상 대국들이 숱하지만, 나라 이름조차 생소한 부탄의 영화에 주목한 것은 아시아 영화의 비전을 보여주겠다는 부산영화제의 취지에 걸맞은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키엔체 노르부 감독은 티베트의 불교 지도자 잠양 키엔체 왕포가 세 번째 환생한 것으로 인정받은 고승(高僧)이라고 한다. 하필 영화제 개막 기간에 동굴 수행에 들어가야 하므로 개막식엔 불참하고 동영상으로 인사만 할 예정이다. 영화 감독 이전에 수행승이라는 본분에 충실하기 위해 개막작 감독으로서 각광받을 영예도 내려놓았던 게 아닌가.
올해 영화제엔 70개국 299편이 초청돼 상영되며 이 가운데 136편은 월드 및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이다. 부산 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영화가 그 만큼 많다는 사실은 영화제의 위상을 높여주는 일이다.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작품 71편이 임 감독은 물론 임상수 봉준호 강우석 이창동 등 후배 감독 10여명과 함께 영화팬들을 만나게 되는 회고전도 흥미롭다.
1996년 영화제가 출범할 때만 해도 오늘날과 같은 성공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날씨 때문에 조마조마해야 하는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개폐막식을 진행했고 남포동 몇 몇 상영관이 주 무대였다. 그러다 부산필름프로모션이 가동되고 비프(BIFF) 광장이 조성돼 핸드 프린팅 행사가 시작되면서 영화산업, 시민축제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더해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영화제를 찾는 외국 영화인들과 초청작품, 관객들이 늘어났다. 부산영화제를 통해 성장한 우리 영화와 영화인들이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는 경우도 훨씬 잦아졌다.
이제 영화제의 주 무대는 해운대로 완전히 옮겨졌다. 세계 최대의 지붕이라고 하는 축구장 2.5배 크기의 빅루프와 LED 조명이 환상적인 영화의 전당이 수영강변에 자리 잡았다. 개 폐막식이 열릴 4천석 규모의 야외극장은 날씨 걱정을 덜어줄 것이다. 어떤 스타들이 어떤 패션을 선보이며 레드카펫을 밟을지 영화팬들은 벌써 가슴 설레리라. 해운대 백사장 비프 빌리지에서 감독이나 스타와의 대화를 기다리는 팬들은 어떤 질문을 할지, 스타와의 추억을 어떻게 간직할지 궁리하느라 밤잠을 설치지는 않을까.
영화 영상 관련 기관들의 해운대, 또는 부산 이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센텀시티 내 부산영상센터에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미 옮겨왔고 게임물등급위원회도 이달 이전한다. 영화진흥위원회도 이달 중 부산으로 옮겨온다. 부산의 영상산업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며 부산영화제에도 든든한 응원단이 될 것이다.
해운대의 아름다운 풍광과 관광 인프라, 따뜻한 인심 또한 영화제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이 수 년동안 해운대 포장마차와 횟집촌에서 각국의 영화인들과 새벽까지 소주잔을 나누며 환담한 에피소드도 풍성하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전은 곧 해운대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부산시가 부산을 소재로 한 시민영상제 작품을, 해운대구청이 해운대를 소재로 한 장편영화 시나리오와 단편영화를 공모하는 것은 영화도시다운 조치가 아닌가. 전국의 영화 팬들이여, 해운대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시기를.
 ** 언론인


박병곤의 해운대 이야기-문화 갈증 씻어줄 영화의 바

첨부파일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1유형:출처표시 박병곤의 해운대 이야기-문화 갈증 씻어줄 영화의 바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