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이 사람> 이대해 양운초 배움터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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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4.08.16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건의해서
9년째 연장 근무하고 있답니다"

주6일 9년 동안 결근 하루 없이 등하굣길 안전 지켜


삐, 삐~ 안전 안내 문자가 수북이 쌓인 아침이었다. 강풍주의보에 풍랑주의보까지 내려졌다 했다. 우산이 뒤집어질 정도로 바람은 강하게 불고 많은 비가 세차게 내렸다. 밤사이 학교에 무슨 일이 없었나 여기저기 살피던 이대해 씨는 등교 시간이 가까워지자 비옷으로 갈아입고 학교 대문 밖을 나섰다. 우산을 쓴 아이들이 여기서도 "안녕하세요?" 저기서도 "안녕하세요." 인사하자 이대해 씨는 "어. 어서오세요." 하면서 주먹인사로 반겼다.

두 팔 벌려 아이들 안전 지킨다
"제가 이 학교에서 봉사한 지 내년이면 10년 됩니다. 단 한 건의 교통사고도 없었던 것이 제일 고맙죠. 그 이상 고마운 게 어딨겠습니까? 아이들 다독이면서 등하굣길 교통안전을 지켜줄 수 있었다는 게 제일 큰 보람입니다."
일흔이 넘은 이대해 씨는 양운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자원봉사 활동가이다. "2015년 9월 1일에 첫 출근을 했어요. 양운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채용 공고가 났더라고요. 그때부터 매일 근무일지를 적고 있으니까 기억을 하죠. 처음엔 제 아이들이 졸업한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모나지 않고 성실히 잘 커준 게 고마워서 개인사업을 그만 두던 해에 봉사 활동을 해야겠다 결심했어요. 마침 양운초등학교에 공고가 났더라고요. 다행히 제가 선발이 됐어요."
이대해 씨는 학생 등교 안전지도 및 교통지도, 정문 경비, 학교 주변을 순찰하며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한다. 학교에 행사가 있으면 돕는다. 교통정리는 해운대 시니어클럽에서 같이 자원봉사를 해주고 있다.
"아침만 되면 제 목소리 톤이 좀 올라갑니다. 여기는 내리막길이거든요. 출근시간에 쫓기다보면 아무리 제한속도 표지판과 신호등이 있어도 운전자 마음이 급해져요. 그러면 키 작은 저학년 아이들은 잘 안 보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 목소리 톤이 자꾸 올라갑니다. 신경이 막 쓰이니까요."
이대해 씨는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면 도로 안까지 들어가서 두 팔을 벌려 차량 주행을 막으면서까지 학생들의 안전을 지킨다.

졸업한 뒤에도 인사 오는 아이들 고맙지요
"하교 시간에도 저학년이나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신경이 많이 쓰이죠. 좌우 살피지 않고 혼자서 급하게 차도로 뛰어나가는 경우가 있어요. 보호자 없이 학교 밖으로 나가면 사고 날 수가 있어서 좀 기다려보자 하고 부모님이나 학원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제가 보호하고 있다가 보내죠."
배움터지킴이는 1년마다 평가를 해서 계약 연장을 결정한다. 최장 6년을 할 수 있다. 이미 6년 근무 연한을 다 채우고 9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대해 씨. 비결이 뭘까?
"제가 계속 남아서 봉사할 수 있도록 학부모님들이 부산시교육청에 건의를 했다고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아이들, 학부모님들하고 그동안 사이도 좋았고, 마음을 다해서 열심히 한 거밖에 없는데. 정말 고맙죠."
양운초 재학생의 3분의 2 정도는 이름을 기억한다는 이대해 씨. 유치원생부터 6학년 졸업 때까지 전교생을 지켜보고 보살피다보니 학부모와도 가까이 지낸다고. 그동안 교장선생님이 4번이나 바뀌었지만 선생님들도 가족처럼 대해주신단다.
"졸업한 아이들이 군대 간다, 직장에 취업했다, 어느 학교로 발령받았다고 인사 오는 게 참 고맙죠. 아이들이 어느새 자라서 사람 도리를 하나씩 배워가는 게 얼마나 뿌듯하고 고맙습니까?"

9년 동안 결근 하루 없이 매일 봉사
아이들 하굣길을 챙기느라 정문 근무 부스에서 인터뷰 하는 중에도 연신 누구야 하며 아이들 이름을 부르면서 주먹 인사를 하든지 학교 방문객을 체크하고 안내했다.
"방학 때도 저는 나옵니다. 돌봄교실을 운영하거든요. 우리 학교는 병설 유치원도 있고, 방과 후 수업이 있어서 토요일에도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면 저도 같이 있어야 해서 주 6일 출근하고 있습니다. 참 고맙게도 9년간 몸이 아파 결근한 날 하루 없이 매일 근무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쯤 "아이들이 모나지 않고 성실히 잘 커준 게 고마워서"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대해 씨의 말이 궁금했다.
"저도 인간인지라 어디 가서 자식 자랑 좀 하고 싶었는데 아들 둘에 사위까지 중요한 보직을 맡은 군인 가족이 돼버려 말 꺼내기가 무척 조심스러웠다."며 그동안 감춰왔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큰아들은 육사 수석 졸업해서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의대 위탁교육에 선발돼 지금은 소령 달고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막내도 해군 장교로 근무하다 나와서 외국 회사 아시아권 총괄책임자로 있어요. 사위는 군인으로 요직에 복무중이고요. 다들 반듯하게 자라서 사회 각 분야에서 성실하게 제 역할을 해주고 있으니 고맙죠. 그래서 제가 사회에 대한 보답으로 봉사 활동을 시작한 겁니다."
글 원성만

<해운대 이 사람> 이대해  양운초 배움터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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