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나무> 그린시티 햇살공원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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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4.12.06

"역사에 뿌리를 박은 나무네요"


목련은 나무 연꽃. 연꽃이 꽃 좋고 잎 좋듯 목련 역시 꽃 좋고 잎 좋다. 꽃이 준수한 만큼이나 잎이 준수하다. 꽃과 잎이 피는 시기가 어긋나서 대개는 꽃에 마음을 두어도 잎을 제대로 본다면 목련만큼 잎에 마음이 가는 나무가 있을까 싶다.
목련. 꽃도 좋고 잎도 좋지만 오래오래 마음을 두는 건 아무래도 잎이다. 꽃은 봄날 잠시 한때여도 잎은 봄과 여름, 가을을 함께한다. 꽃도 잎도 촉감은 두툼하고 보드랍지만 이내 변색하는 꽃과는 달리 잎은 오랜 날 한결같다. 한결같이 정색이다. 오랜 날 한결같은 데 무게를 두려면 아무래도 잎이다.
해운대구 그린시티 햇살공원 목련은 셋. 좌동초등학교 바로 옆에 있어서 찾기는 쉽다. 나무는 고만고만해도 잎은 백 년 장수한 목련과 별반 다르지 않다. 늦가을로 접어들었어도 여전히 두툼하고 여전히 보드랍다. 그리고 파릇하다. 잎만 그런 게 아니다. 잎과 잎 사이 강낭콩 콩깍지 닮은 열매는 기운이 무르익어 탱탱하다.
나무는 토양이다. 아무리 자생력 빼어난 나무라도 흙이 맞지 않으면 맥을 못 춘다. 토양을 잘못 만나면 귤 될 게 탱자 되기도 한다. 햇살공원 고만고만한 목련이 늦가을 접어든 지금도 저리 탱탱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흙을 잘 만나서다. 여기 흙은 그냥 흙이 아니다. 2만 년 전 구석기의 흙이다.
1992년 12월부터 약 4개월간의 발굴조사로 많은 양의 석기가 출토되었으며 여기서 발굴된 석기의 제작 기법과 형태적인 특징으로 보아 후기 구석기시대(15000∼20000년 전) 유적지임이 확인되었다.
- 햇살공원 구석기 유적지 표지석에서
여기만이 아니다. 해운대는 여기저기 구석기 유적지다. 여기가 그렇고 청사포가 그렇다. 구석기는 신석기보단 앞선 선사시대 이전의 선사시대. 인류 역사가 맨 처음 열린 원시의 시대다. 여기저기 구석기 유적지인 해운대는 인류의 역사, 최소한 부산의 역사가 맨 처음 열린 선사시대 이전의 선사시대, 그 시원(始原)의 현장이다.
구석기에서 시작하는 부산의 역사. 구석기 유적지를 두 군데나 품은 해운대는 부산 역사의 시작이다. 시원이다. 그 시절 사람들이 해운대에 삶의 터를 잡았다는 건 해운대가 그만큼 살기 좋았단 방증이다. 산과 들, 바다에 먹을 것 넉넉하고 햇살도 넉넉해서 사시사철 사람 살기 좋던 해운대였다.

햇살이 좋은 공원 햇살공원. 햇살이 좋으니 나무도 환하고 사람도 환하다. 햇살 고스란히 받아서 표정 환한 사람은 여기 나무를 한껏 치켜세운다. 역사에 뿌리를 박은 나무란다. 구석기 유적지 표지석 바로 뒤편 목련 셋, 그 말을 들었는지 헛기침을 해댄다. 은근히 어깨춤 출 만도 하건만 2만 년 역사에 뿌리를 내린 나무는 점잖아서 헛기침만 해댄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바람은 싱겁기만 해서 자꾸만 까불댄다. 동길산 시인

<해운대의 나무> 그린시티 햇살공원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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