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 백년대계 장산 그랜드디자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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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20.01.06

장산 제 모습 찾기
원풍경에서 출발해야

대안 찾기 백년대계 수립
주민과 머리 맞대야
시민 장산사랑운동 전개
관리시스템 구축 필요

장산은 해운대다. 면적이 약 24㎢로 해운대구의 절반이다. 동백나무, 후박나무, 돈나무, 곰솔 등이 자생하는 장산은 관속식물 497종, 곤충류 168종, 균류 34종, 어류 12종, 양서류 6종 등 총 761종이 관찰되는 생태계의 보고다. 더욱이 장산습지는 IUCN(국제자연보존연맹)의 희귀식물 목록에 오른 5종을 비롯해 96종이 자생해 학술적 가치도 높다. 인근 계곡에는 2012년 천연기념물인 반딧불이가 발견된 이래 시민단체들의 지킴이활동도 활발하다.
부족국가시대의 장산국 설화가 전해져오는 장산은 마고당, 천제단, 간비오산 봉수대, 재송포의 역사자산을 품고 있는 해운대의 진산이자 정상부에선 너덜겅과 도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경승지다. 물 많은 장산은 부산시민들의 산책로이자 치유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등산로 훼손이나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종도 늘어나고 있다.
해운대구청이 드디어 백년대계 장산 제 모습 찾기에 나섰다. 지난 10월 하순에 열린 심포지엄에선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안도 나왔다. 구립공원은 구청이 장산 일원을 자치관리하는 것이다. 자연자원 조사나 보전관리계획 수립, 토지소유자 등과의 공원보호협약 체결, 토지수용, 협의매수, 매수청구, 통합관리기구 설치 및 운영, 통합 인허가, 사법경찰권, 영업제한, 이주대책 수립, 이주정착금 지급, 공원시설 설치, 자연공원 체험사업 운영, 자연환경해설사 활용 등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장산의 통합관리가 가능한데 장산이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구립공원이 되는 것이다. 좋은 발상이다.
이제 이왕 백년대계 장산을 꿈꾼다면 제대로 시작해보자. 무엇보다 그랜드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백년대계 장산을 위한 소프트 전략을 제안해본다.
첫째, 장산 그랜드디자인의 설계를 위해 장산의 제 모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장산은 곧 해운대다. 지금까지 해수욕장 중심의 해운대에 역사적인 장산이 또 하나의 중심으로 들어서야 한다. 역사와 문화, 생활, 생태, 공원 등 어메니티(종합 쾌적성) 차원에서 장산을 볼 필요가 있다. 사포지향 부산의 중심인 해운대에 바다와 하천, 산, 온천을 연결하는 통합성이 요구된다. 장산국의 설화와 조선시대 군선을 만드는 나무를 생산했던 재송포, 간비오산 봉수대의 역사자원을 잘 살리고, 1960년대 장산마을의 재건 역사 또한 무시해선 안 된다. 반딧불이, 옆새우, 버들치, 가재, 산골조개, 팔색조가 있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 된다.
이러한 데서 고성방가와 쓰레기가 난무하던 춘천 남이섬이 강우현이라는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로 나미나라공화국으로 변모하면서 생태적, 국제적, 창의적 아일랜드로 국내외의 인기를 받고 있는 사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장산마을의 재발견이 절실하다. 장산의 제 모습은 원풍경 찾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종합적 관점에서 장산의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둘째, 백년대계 장산의 그랜드디자인은 바로 시민에게서 나와야 한다. 시민참여를 통해 새로운 장산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백년대계 장산을 위한 시민의 아이디어, 특히 최근 공모한 장산 아이디어는 매우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시민참여를 위해 우선 민관이 하나가 돼 장산사랑운동을 펼쳐 보면 어떨까? 해운대의 시장번영회나 주민·시민단체가 하나가 돼 장산가꾸기 활동에 나서 장산 청소나 실태조사를 해도 좋을 것이다. 나아가 출향인들을 초청해 장산과 관련된 이야기나 추억을 모아나가도 좋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장산을 소개하면서 장산 탐험대같은 것을 만들어 외부인의 눈으로 장산의 가치와 현안, 미래 제안을 받아보면 어떨까?
장산의 노래나 장산과 관련된 글 그림을 모아내도 좋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장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장산을 이해하는 공부모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장산역을 비롯해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자전거 등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친환경 접근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장산마을 사람들과 백년대계 장산을 얘기하고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 찾기에 함께 머리를 맞대보면 어떨까?
셋째, 백년대계 장산을 구상하고 실현하기 위해서 이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해운대구청의 기존 부서를 통합해 백년대계 장산과나 백년대계 장산 추진본부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일본 기타큐슈의 경우 환경 관련부서에 반딧불이계 꽃계라는 부서도 있었다. 구청장이 바뀌더라도 지속가능한 행정조직체계를 갖추고 이를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만들어 가는 일이야 말로 백년대계의 초석이라고 하겠다. 이와 아울러 시민 트러스트운동과 결합해 해운대구를 비롯해 부산시민들의 애향심을 이끌어내는 백년대계 장산 민간협의회 구성이나 백년대계 장산재단을 만들어가는 것 등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백년대계 장산은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 해 창
경성대 건설환경도시공학부 교수

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 백년대계 장산 그랜드디자인이 절실하다

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 백년대계 장산 그랜드디자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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