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나무> 반여 휴 여가녹지 아기자기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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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4.05.16

"부엉이 보고 서고, 딱정벌레 보고 또 서네요"

휴 여가녹지는 반여3동 장산 자락에 있다. 일명 숲속 꿈의 놀이터다. 여기 녹지는 아기자기하다. 전체를 봐도 아기자기하고 하나하나를 봐도 아기자기하다. 아이들 아기자기한 눈높이에 맞춘 어른들의 그 마음, 해운대의 그 마음이 아기자기하다.
여기 녹지는 전체적으로 온 가족 숲속 쉼터다. 온 가족 놀이터라고 해도 되겠다. 아이와 어른이 공유하는 공간이 있고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공간이 있다. 온 가족이 와도, 아이 따로 어른 따로 와도 마음이 닿는 숲속 아기자기 쉼터가 반여3동 휴 여가녹지다.
숲은 전체의 개념. 여기 녹지는 숲을 이루는 하나하나도 아기자기하다. 녹지 입구 양쪽에 막 심은 청단풍, 홍단풍 두 그루가 아기자기하고 놀이기구에서 놀이기구로 이어지는 산책로 나무가 하나하나 아기자기하다.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눈이 동그래진다. 부엉이 눈이 된다.
"부엉이 보고 한 번 서고, 딱정벌레 보고 두 번 서게 되네요."
부엉이 나무는 산책로 초입에 있다. 나무는 소나무지만 부엉이 부부가 앉아서 부엉이 나무다. 부엉이 부부는 한낮인데도 눈이 동그랗다. 처음 보는 나는 진짜인가 다가가서 눈을 맞춘다. 산책하는 이도 그런 줄 알고 부엉이 나무 아래 서고 베짱이 나무 아래 서고 딱정벌레 나무 아래 선다.
부엉이 나무는 나무 자체도 아기자기하다. 별로 굵지는 않아도 쭉 뻗다가 휘어지고 다시 치고 올라가는 모양새다. 키다리 아이가 허리 잔뜩 비틀어 추는 춤이랄까, 애교가 넘친다. 아이의 춤을 보느라 발걸음 멈춘 부부처럼 날아갈 생각이라곤 통 없이 나무 춤 삼매경에 빠진 부엉이 부부다.
삼매경에 빠진 나무는 이어진다. 베짱이 나무, 딱정벌레 나무, 스파이더 나무…. 나무와 나무 사이는 아이들이 훅 가는 숲 체험 공간이고 어른이 훅 가는 가족 피크닉 공간이다. 바닥에도 신경을 썼다. 장산 소나무를 파쇄한 목재 칩이 깔렸다. 솔향 은은하다. 맨발 걷기 좋게 황톳길도 들였다. 황톳길은 진자리, 마른자리. 세족장과 신발장을 가운데 두고 건식 황톳길과 습식 황톳길로 나누었다.
이따금 온다는 동네 아이는 보는 순간 훅 간다. 부산에서 가장 길다는 롤러 슬라이드다. 장장 43m. 길이가 있고 경사가 있으니 스릴 만점이다. 한 가족당 열 번은 해야 직성이 풀릴 만한 만점짜리 롤러 슬라이드고 만점짜리 여가녹지다.
만점짜리 녹지의 정식 명칭은 반여 휴 여가녹지. 공사에 석 달 남짓 공을 들였고 올해 1월 말쯤 마무리했다. 국토교통부 개발제한구역 여가녹지 사업에 선정돼 조성한 주민 쉼터다. 조성한 지는 몇 달 안 되지만 역사는 알아줘야 한다.
여기 역사는 10년 전, 100년 전 이미 시작했다. 2011년 조성한 초록공원과 한 몸이고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24년 세운 이산(李山) 표석을 품었다. 표석은 조선 왕실 소유임을 알리려고 왕실 사무를 보던 창덕궁에서 세웠다. 표석은 초록공원과 여가녹지 사이 운동기구 소공원에 있다. 안내판 하나 세워둔다면 갓 생긴 공원이 역사의 옷, 문화의 옷을 껴입을 듯하다. 장산 전체적으론 현재 167개의 이산 표석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가녹지 찾아가는 길은 쉽다. 시내버스 반여3동 정류소에서 내리면 된다. 전통시장을 따라 쭉 가다가 막다른 길에서 왼쪽으로 틀어 내려가면 보인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반여도서관 바로 위다. 전체를 봐도 아기자기하고 하나하나를 봐도 아기자기한 반여 휴 여가녹지. 나무가 아기자기하니 나무를 찾는 사람도 아기자기해진다.
동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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