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커가는 장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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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20.04.02

가까이에 있어 더 행운인
장산을 아끼고 지켜가자

장산이 건강하면
우리 아이들도
더 건강하게 자란다

매년 3월 중순부터 장산의 오전은 친구 손을 잡은 4~7살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가득하다. 어린이집에 다닌 지 얼마 안 된 영아부터 몇 해동안 장산에 계속 와서 제법 숲길이 익숙한 7살 유아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이들은 새 봄이 오면 장산 숲에 나들이 와서 놀면서 몸소 겪고 배우는 다양한 숲 활동을 한다. 부산에 숲 유치원이 본격 시작된 2011년부터 숲과 공원, 가까운 산을 찾아오는 아이들은 점점 더 느는 추세다.
장산에 진달래, 산수유 꽃이 피고 나무들마다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봄이 시작되며 변해가는 숲의 색과 다양한 봄꽃, 풀 향기, 새소리를 아이들이 직접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동네 가까운 숲놀이터 유아숲체험장
장산은 신도시가 인접한 대천공원, 우동 성불사 소릿길 습지, 재송 산림공원, 반여 산림생태공원, 그리고 반송 꽃다래공원, 반송공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 숲 놀이터-유아숲체험장이 있다.
동네에 인접해 언제든 가서 뛰어 놀기 좋은 유아숲체험장이 많이 조성돼 있고, 아이들의 숲 체험과 놀이 활동을 안내하는 숲 선생님(유아 숲 지도사)이 배치돼 있다.
지난해 3월에 개원한 반송공원에서 올해는 인근 14개 유아기관의 아이들이 숲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 숲체험 한마당을 이곳에서 개최하면서 반송공원 인근의 유아기관을 비롯해 기장군 소재의 유아기관까지 공원을 찾았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이용객도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한다. 장산 주변으로 접근성이 좋은 크고 작은 숲 놀이터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유아기관의 아이들이 좁은 교실을 벗어나서 자연 속에서 놀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I♡장산(아이러브장산) 캠페인
아이들은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 초겨울까지 정기적으로 장산 숲을 찾아오면서 계절의 변화를 오감과 온몸으로 느끼고 체험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처음 숲에 나왔을 때는 제대로 걷지 못했던 아이들이 여름을 지나면서 제법 다리에 힘이 생겨 숲길에서 만나는 작은 애벌레에도 호기심을 갖고 에너지를 온몸으로 발산하는 것을 보면 그 변화와 성장의 모습에 유아기관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우리 유아 숲 지도사들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이들과 숲 활동을 함께하면서 자연생태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 지난해 여름에는 대천공원 일대에서 아이러브장산 캠페인 활동을 했다. 아이들은 숲 길, 숲 놀이터에서 선생님들보다 애벌레, 곤충을 더 잘 발견하던 눈으로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남긴 쓰레기도 재빠르게 찾아냈다.
생각보다 많이 쌓여가는 쓰레기들을 본 아이들은 좋은 일에 동참했다는 자부심을 보였고,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의 모습과 쌓여가는 쓰레기들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가끔 인적이 드문 등산로에 가정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굳이 산에 버린 흔적을 발견할 때면 더 당혹스럽다. 장산 등산로 입구에 산을 다녀온 등산객을 대상으로 그날 발생한 본인의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는 양만큼 포인트를 책정해 작은 혜택을 주는 방법이 있으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번 겨울에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을 탐방했다. 제주도의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은 아마도 반 이상이 제주도민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온 외지인일 것이다. 거기에서는 아무도 자신의 흔적을 쉽게 남기고 다니지 않는다. 깨끗한 곳에 내가 남긴 흔적이 너무도 눈에 띄기 때문일까, 아니면 국립공원이라 관리인들이 있어서일까? 기억을 거슬러보니 이동 중에 매표소와 주차장 관리인, 산불 관리원 외에 관계자를 마주친 적이 없었다.

*장산 꼬꼬마지킴이 캠페인
올해는 아이러브장산과 함께 장산 꼬꼬마지킴이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금연구역인 장산에 담배꽁초가 종종 보인다. 2년 전에는 장산 유아 숲 체험원 내에 산불이 발생했다. 다행히 빠른 신고와 대처로 큰 불로 번지지 않았고 원인불명으로 결론은 났지만, 인재가 원인이 되어 산불이 이어졌을 것이라는 예상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산불 조심과 장산 자연 지키기의 일환으로, 장산이 오래도록 제 모습을 간직하길 바라는 아이들의 작은 행동과 실천의 하나로 장산 꼬꼬마지킴이 캠페인을 기획하여 추진 중이다. 아이들이 수줍게 캠페인 활동을 시작하면 어른들이 환한 미소와 박수로 응원해주길 당부 드린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스스로 발견한 놀이에 흥미를 찾고 자신감도 갖게 되고, 작은 개미나 애벌레 하나도 함부로 괴롭히지 않으면서 생명과 자연에 대한 존중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알게 된다. 이렇게 자라는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청소년이 되면서 숲과 산을 찾는 횟수나 시간은 점점 줄어들겠지만, 장산이 지금의 모습을 간직하고 생태환경이 잘 지켜진다면 언젠가 한번쯤 생각나고 그럴 때면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 추억이 저장된 공간으로 다시 찾아오고 싶어질 것이다.

장산과 더불어 건강해지는 아이들
장산 둘레의 여러 숲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보낸 몇 년간의 경험으로 보면, 장산은 갖가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태아들에게는 숲 태교로 생명의 시작과 치유의 공간이, 뒤뚱거리며 걷기 시작하는 아기들과 영유아들에게는 자연 속에서 놀 수 있는 숲 속 키즈카페 같은 곳이 된다. 초·중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생생하고 역동적인 산림교육활동이 진행되기도 한다. 또한 가족, 지인들과 함께 가까운 체육공원부터 장산 억새밭까지 여러 갈래 등산로로 어렵지 않은 등산도 가능하다. 어르신들의 바깥 놀이터와 쉼터도 해질녘까지 이어진다. 다양한 연령층이 쉽게 찾을 수 있으면서, 여름에는 장산 계곡 물놀이도 가능하고, 가을이면 장산 정상 부근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며 계절마다 볼거리,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장산을 해운대구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민도 시간을 내서 다시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자. 해운대해수욕장, 달맞이길 못지않은 관광과 휴양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장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어 쉬고 싶을 때 언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고향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우리 가까이에 있어서 더 행운인 장산을 잘 지켜내며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장산을 이용하는 우리 모두가 아끼고 지켜가자. 장산이 건강하면 우리 아이들도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이 선 정
사단법인 부모애숲 기획실장

다음 호는 몰라도 너무 몰랐던 장산의 가치를 연재합니다.

장산 생태복원 길을 모색하다 -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커가는 장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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