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음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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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통협력과 작성일 2020.01.06

해운대, 음악의 성지가 되길

해변 버스킹 존
다양한 장르 공연 기대

도심에 아름다운 바닷가가 있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다.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을 걸으면 버스킹 존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버스커들을 만나게 된다. 음악소리에 발길을 멈추고 감상하는 사람들과 버스커의 모습은 해변에 낭만과 생기를 더한다.
해운대주민인 나는 버스킹 존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해 시민들에게 음악의 다양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2018년 6월 미국 델타대학교와 국제교류를 부산에서 진행할 때, 연주홀에서 하는 연주 외에 해변 버스킹 무대에서 클래식과 국악을 연주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국제학생교류 음악회를 해운대문화회관에서 마치고 모두 해운대 해변으로 향했다.
당시 모래축제가 열리고 있었고, 멋진 모래작품과 파도소리를 배경삼아 미리 예약해둔 버스킹 존에서 미국학생들이 클라리넷 연주와 뮤지컬의 한 장면을 노래했다. 한국학생이 대금 연주로 화답하니 시민들이 클래식과 국악 연주를 듣고 버스킹 존으로 점점 모여드는 것이 아닌가? 분위기가 무르익자 델타대학교 교수가 색소폰 연주를 시작했다. 구경하던 캐나다 힙합 청년이 즉석 합동공연을 펼쳐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나도 태평소를 불며 한국의 흥으로 답했다. 해변의 즉흥 콘서트는 연주자들과 관객들의 소통으로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아세안 10개국 정상을 비롯해 기업 CEO, 언론인, 스텝까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해운대로 모았다. 때맞춰 열린 해운대 빛 축제는 구남로 일대와 모래사장에 펼쳐진 빛의 물결로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었다. 이를 보기위해 해변을 산책하는 각 나라의 관계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 사절단들에게 한국 선진도시의 모습과 우리 문화도 함께 알릴 수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가 담긴 다양한 공연을 버스킹 존에서 진행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해변을 산책하다 우연히 들은 음악에 매료돼 그 음악을 더 알고 싶어 공연장을 찾는 기회를 만드는 생활문화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부산의 문화예술도 점점 풍성해지지 않을까?
2011년 MBC가 주최한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연평도, 위도, 욕지도 섬마을 콘서트는 섬마을 주민들과 음악으로 함께 어우러진 아름다운 소통으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음악의 최고 경지는 자연의 소리라 했던가. 아름다운 해운대 해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을 자연과 함께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소리연구회 소리 숲 대표·음악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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