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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이웃

제2회 해운대구 효백일장 장원 - 중등부 안자연(양운

정다운 이웃 게시물 상세 정보
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7.05.11

봄을 담을 수 있을까


내게는 봄을 잃어버린 할머니가 있다.
꽤 오래 전부터 나는 할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과는 도무지 생활습관이며 성격이 맞지 않는 분이었기에 마찰이 정말 많이 일어났다.
우리는 가족도, 남도 아닌 애매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사실 그 이유는 어느 한 쪽의 잘못이 아닌 초점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이 서로 달랐을 뿐인데 오해가 쌓이고, 그것이 싸움으로 번지게 되면 결국 불효에 다다른다.
그녀는 혼자 앓고 가족들은 그들대로 상처를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던 찰나 그녀는 나의 아버지가 불효자라고 말했다.
내 눈에 비치는 아버지는 누구보다 할머니를 생각하는 둘도 없는 효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했다.
나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왜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며 우기는 할머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냐고.
아버지는 그녀에게 죄책감 또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어렸을 때,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 그녀에게 받은 것들이 너무도 크게 다가와 지금까지 그 세월을 갚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죄책감에 떠밀려 아버지가 행했던 효의 초점은 오로지 갚아야 할 과거의 세월에 맞춰져 있었던 것이다.
내가 보기에도 아버지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오랜 시간 외로웠다 말하는 것을 보면 내가 그리고 아버지가 그녀에게 해왔던 꽤나 많은 행동들이 결국 효는 아니었던 것이다.
초점의 문제였고 결국 무관심에서 비롯된 문제였다.
우리는 과연 언제쯤 우리의 카메라로 그녀의 얼굴에 스치는 봄을 담아낼 수 있을까?
그녀에게 봄이 오면 그제야 우리는 비로소 마음 놓고 웃으며 최선을 다했다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제2회 해운대구 효백일장 장원 - 중등부 안자연(양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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