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정다운 이웃

내 사랑 달맞이 내가 없어도 아름답기를

정다운 이웃 게시물 상세 정보
작성자 관광문화과 작성일 2013.02.06

배롱나무 할아버지 하계식 씨 별세


봄바람에 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 따사로이 감싸주는 햇살, 부드럽게 울렁이는 파도. 봄날 달맞이언덕은 그 이름만큼이나 아름답다. 이런 달맞이언덕을 사랑한 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故 하계식 씨(71)다.
해도 뜨지 않는 새벽 6시면 그는 집을 나선다. 고등학교 교장을 퇴임한 후 꼬박 8년 동안 양 손에 비닐봉지와 집게를 들고 달맞이언덕을 누볐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거리에 담배꽁초와 휴지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품고 묵묵히 쓰레기를 주웠다. 오랜 시간동안 애정을 쏟다보니 매일 청사포로 향하는 활어차와 반가운 인사를 나눌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2011년 4월, 해운대구청을 찾은 그는 달맞이언덕에 배롱나무 좀 심어주소, 기부금은 모자라면 더 드리리다.라며 2천만 원이나 선뜻 내놓았다. 봄 가을에는 오색빛깔 꽃으로 물드는 달맞이언덕에 유독 여름에는 내세울만한 꽃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후 그에게는 배롱나무 할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해 11월에는 환경미화원의 고장 난 오토바이가 안타까워 2백만 원을, 12월에는 형편이 어려운 청소 자활근로자의 부인이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6백만 원을 건넸다. 수년에 걸쳐 15명의 자활근로자와 환경미화원에게 겨울 내의를 선물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곳을 아름답게 가꾸어준 사람들에게 진심을 표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배롱나무 할아버지는 갑작스럽게 간암 판정을 받았다. 투병 중에도 새벽청소를 멈추지 않았다고 가족들은 전한다.
빨간 꽃이 필 때 나는 없겠지만 내 생각을 하면 되겠네. 1월 7일 하계식 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딸에게 남긴 말이다. 그는 떠나고 없지만 아름다운 마음만은 매년 여름, 달맞이언덕을 물들일 것이다.
 /성민영·스토리텔러


내 사랑 달맞이 내가 없어도 아름답기를

첨부파일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1유형:출처표시 내 사랑 달맞이 내가 없어도 아름답기를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목록

담당자 정보

  • 담당자 홍보협력과  조미숙
  • 문의처 051-749-4075
방문자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