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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해운대의 나무-여기 이런 나무가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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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3.01.02

①달맞이길 향나무

해운대 달맞이길은 벚꽃 명소다. 벚꽃 철이 되면 꽃잎 늘어나는 만큼이나 사람이 늘어난다. 꽃잎보다 사람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한다. 꽃잎 필 때도 그렇고 질 때도 그렇다. 연분홍 하늘하늘 피는 꽃, 점점이 날리며 아스라이 지는 꽃. 피는 꽃을 보려, 지는 꽃을 보려 부산 안에서도 찾아오고 부산 바깥에서도 찾아오는 벚꽃 명소가 해운대 달맞이길이다.
달맞이길은 품이 너르다. 벚꽃 명소이긴 해도 벚꽃만 품진 않는다. 문탠로드 달빛 스며든 송림을 품었고 토끼가 절구 찧는 계수나무를 품었다. 향나무도 품었다. 향나무는 부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지만 여기 향나무는 부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다. 보는 순간 걸음을 멈추고 스마트폰 사진에 담는다. 열에 아홉이 그러는 게 아니고 열에 열이 그런다.

향나무 중 최고령으로 1520년 조선왕조 성종 때 성장하여 국내에서 한두 그루밖에 없는 희귀목으로 추정됨.

향나무 있는 곳은 달맞이길 도로변. 미포오거리에서 올라가면 문탠로드 입구 약간 못 미쳐서 도로 건너편에 보인다. 나무를 떠받친 옹벽에 부착한 안내판은 친절하다. 어디서 왔는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일일이 알려준다.
향나무는 강원도 고성군 거진에서 왔다. 500년 넘는 낮과 밤이 녹아들었다. 최고령이라든지 국내에서 한두 그루는 좀 과장이다. 인터넷 검색하면 더 오랜 천연기념물 향나무가 꽤 뜬다. 서울 선농단과 창덕궁 향나무, 천안 양령리 향나무, 남양주시 양지리 향나무, 울진 후정리와 화성리 향나무 등등이다.
어쨌거나 500년 넘는 향나무는 부산 안에서도 귀하고 부산 바깥에서도 귀하다. 귀한 나무답게 여기저기 귀티가 난다. 가까이서 보면 갈가리 갈라지는 수피에서 반 천년 연륜이 읽히고 떨어져서 보면 땅을 박차고 올라 우주로 치솟는 기상이 읽힌다. 부채춤 군무를 추며 빙글빙글 돌다가 탁 멈춰 선 나무. 보는 사람마저 빙글빙글 어지럽다.

"해운대 오래 살았지만 여기 이런 나무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한결같다. 해운대 살든 타지 살든 나무를 보는 순간 누구라도 한결같이 걸음을 멈춘다. 요리조리 나무를 둘러보는 나를 왜 저러지 지켜보다가 나무를 발견한 아주머니는 해운대 주민. 달맞이길 산책 나왔다가 여기 이런 나무를 처음 접한다. 주로 다니는 산책로는 도로 오른쪽이고 향나무는 도로 왼쪽. 앞만 보며 산책하다가 이삼십 년을 모르고 지냈다. 앞만 보지 말고 옆도 살피며 사는 덕성을 여기 향나무는 가르친다.
달맞이길 향나무는 풍광이 정일품이다. 나무 선 자리에서 보면 해운대해수욕장이 다 보이고 동백섬이며 오륙도가 다 보인다. 바다는 푸르고 넓으며 바다를 감싼 수평선은 흐트러진 데라곤 없이 평온하다. 그대, 향나무 자리에 서보라. 그대 또한 푸르고 넓으며 평온하리. 산책로 산책하는 이에게 그대 또한 향나무로 보이리.
향나무 가장 큰 미덕은 향. 나무가 향긋하니 나무에서 보는 풍광이 향긋하고 나무를 지나는 사람이 향긋하다. 부산 안에서도 귀하고 부산 바깥에서도 귀한 500년 향나무. 귀하고 귀한 나무에서 나는 향을 밤낮으로 들이마시고 아침저녁으로 들이마시는 해운대는 또 얼마나 향긋하리. dgs1116@hanmail.net
동길산 시인

해운대의 나무-여기 이런 나무가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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