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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독자마당-삼포(三浦)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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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3.07.03

삼포 가는 길에 나섰다. 해운대 삼포는 미포, 청사포, 구덕포로 도심속 어촌이자 작은 포구다. 세종 임금 때는 동래의 부산포, 웅천의 제포, 울산의 염포를 삼포라 불렀다.
해질 무렵 미포 가는 길에 내려서니 오륙도 저편에서 정겨운 뱃고동 소리가 울려오고 옛 추억이 불쑥 떠오른다. 한창 청춘을 불태울 나이, 해운대해수욕장의 부드러운 모래에 엉덩이를 깔고서 동료들과 한잔 술에 들떴으며, 해운대엘레지를 목청껏 불렀다.
세월이라는 큰 간판 아래 누구나 없이 항복을 선언하며 자신의 인생길을 걸어야 하는 운명이 아닐까.
청사포에 이르기까지 멈추지 않고 왔다면, 몸에 좋다는 고단백도 자주 맛보며 누구와도 잘 어울려 지내야 한다.
흔히 험난한 우리네 인생길을 유아·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나눈다. 팔순이 넘는다면 밤 열차에 몸을 싣고서 정리 정돈을 잘 해야 할 시점에 도착해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구덕포 종점은 어쩌면 나 혼자만의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외로운 투쟁의 길이라 하겠다.
삼포로 간다는 것은 그저 등산과 산책의 길도 아니며 무거운 삶의 짐을 내던져 버리고 피안의 세계로 행차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배기형 수필가(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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