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두 번째 인생 유튜버
| 작성자 | 홍보협력과 | 작성일 | 2024.0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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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였던 우리 아빠는 취미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가며 더듬더듬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올리기 시작한 것이 벌써 1년이 넘었다. 중간에 끊어짐 없이 쭉 이어진 영상을 선호하셔서 수십 번의 NG 끝에 완성본을 만들다 보니 목이 칼칼해지실 때가 많다. 그럼에도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개발해 온 아빠의 한자 암기법을 영상으로 제작해 세상에 알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하신다. 아빠는 20년 넘은 인생을 바쳐 만든 한자 암기 자료를 책으로 만들고 싶어 하셨다. 내가 어린이집을 다닐 적부터 대학 졸업을 앞둔 이 날까지 아침만 되면 책 작업을 하느라 딸깍거리는 아빠의 마우스 클릭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졌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 그리고 작업을 마치면 영상을 촬영해서 올린다. 그 후 새로고침을 하며 하나 둘씩 오르는 조회수를 보는 게 은퇴한 아빠의 삶의 낙이다. 간혹 댓글로 감사하다는 말이나 질문이 들어오면 어느 때보다 기뻐하며 정성스레 답글을 달아주고 우리 가족에게 쑥쓰럽다는 듯이 웃으며 자랑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아빠의 주름 가득한 미소가 눈에 들어온다. 아빠도 많이 늙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뭉클해진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과는 달리 아빠는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는 지금, 비로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인다. 아빠의 유튜브 계정 이름은 한자혁신이다. 동영상이 무려 991개나 올라가 있고, 구독자는 8천600여 명이다. 한자를 향한 아빠의 뜨거운 열정이 추운 겨울 우리 집안을 따스하게 녹여주고 있다. 김재호(우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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