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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독자마당-달맞이언덕으로 꽃비 맞으러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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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협력과 작성일 2023.04.03

어디부터 자랑할까. 해운대는 자랑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블루라인 파크, 청사포 등. 달맞이언덕 자랑을 먼저 해 본다. 왜? 봄이니까. 벚꽃 철이니까.
조병화 시인은 해마다 봄이 되면 시에서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꿈을 지녀라, 새로워라고 노래했다. 난 해마다 봄이 되면 달맞이언덕에 꼭 가보라고 노래하고 싶다. 코로나19가 터지기 몇 해 전 대만 방송국에서 달맞이언덕의 벚꽃 길을 촬영해 갔다. 이미 외국에까지 널리 알려진 명소다. 해마다 봄이 되면 남편 손잡고 이 길을 걷노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꽃길을 걸으며 행복을 누렸던 곳이기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달맞이길은 열다섯 굽이로 구부려졌다고 십오굽이길 또는 십오곡도라고도 한다. 차로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걷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오늘날 터널이 뚫려 그린시티(해운대 신시가지)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길이 있지만 예전에는 달맞이길이 유일했다.
달맞이길 초입에서부터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걷는 길은 무릉도원이 아닐까. 이야기하며 솔방솔방 걸어가면 도로 건너 왼쪽에는 다소미 동산, 오른쪽에 달맞이언덕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는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대교, 이기대, 오륙도까지 눈을 즐겁게 해준다.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달맞이길을 걸으며 오종종 매달려 있는 꽃나비를 보거나 꽃비를 맞아보는 것도 좋다. 이 둘을 다 경험하면 올봄은 웃음과 함께 지나가지 않을까. 몇 번을 가도 황홀하다는 이야기다.
전망대를 지나쳐 백 미터 가량 올라가면 문탠로드를 만날 수 있다. 벚꽃과 소나무가 조화를 이룬 숲길 힐링 명소이다. 어느 길을 가든 걷는 사람 선택이다. 옆길로 새지 않고 바로 올라가면 해월정을 만날 수 있다. 정자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달맞이언덕 전설을 만날 수 있다.
오산마을 도령과 청사포마을 아가씨의 사랑 이야기. 오산마을 글방 도령이 공부를 하다 휴식 차 소머슴을 따라 달맞이언덕에 바람을 쐬러 간다. 한참을 놀다 집으로 갔는데 송아지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된다. 청사포마을 아가씨가 나물을 캐다 달맞이언덕에 이르게 된다. 해가 져도 혼자 남은 송아지를 데리고 집에 온다.
다음날 아가씨는 송아지 주인을 찾아 주러 간다. 처음 본 순간부터 도령의 가슴이 뛰논다. 아가씨도 도령을 발견하고 잘생긴 외모에 반해 버린다. 헤어지며 도령이 말한다. 내년 정월대보름날 여기서 만납시다. 집으로 돌아온 총각은 열심히 공부하여 과거급제하게 된다. 이듬해 약속대로 만난 처녀 총각은 결혼하여 아주 행복하게 잘 살았단다. 이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달맞이언덕 카페에서 맞선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좋은 결과를 꿈꾸면서 말이다.
정상에서 데니스 오펜하임의 꽃의 내부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실제 꽃잎의 내부를 들어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데크 길을 따라 걸으면 나뭇잎이 하트로 변하는 계수나무도 벚꽃나무 사이사이 있다. 이어지는 벚꽃의 향연은 다리 아픔도 가져간다. 화려함으로 겨울의 칙칙함을 몰아내 주는 벚꽃의 명승지가 바로 여기다. 꽃은 마음을 힐링하는 의사다.
함민복 시인의 봄꽃을 들려주고 싶다. 꽃에게로 다가가면/부드러움에 찔려/삐거나 부은 마음/금세/환해지고 선해지니/봄엔 아무 꽃침이나/맞고 볼일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꽃침 맞으러 달맞이언덕에 가기를 권한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게.
남기자(우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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