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기간 2024년 3월 30일∼4월 21일

전시 장소 갤러리 수정(051-464-6333) 

공간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억이 묻어 있는 공간과 기억이 묻어 있지 않는 공간. 기억이 묻을수록 공간의 가치는 더한다. 공간을 통해 기억을 재생하고 정체성을 찾아내는 까닭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기억이 묻어 있는 공간이 도시개발이나 경제적 논리로 인해 변형되어 가고 소멸해 간다. 대표적인 경우가 해운대 에이아이디 파트다.

부산시민과 30년 넘게 함께한 해운대 AID 아파트 철거 직전의 잔영을 담은 이번 사진전은 부산시민에게 사진으로나마 기억을 복원하고 부산의 한때 풍경을 복기하려는 노력의 하나다.

에이아이디 아파트에서 태어났거나 거쳐 간 부산 사람에게 ‘해운대 AID아파트’ 사진전은 사진 이상의 가치를 가질 것으로 믿는다.

해운대 에이아이디 아파트 약사(略史)

- 1975년 미국 대외 원조 담당 AID(국제개발처) 차관으로 지어서 AID아파트

- 45동, 2천 60가구

- 2012년 여름 완전 철거되고 그 자리에 초고층 아파트 단지 들어섬

사진전 취지 

- 철거되기 직전의 1년 3, 4개월 동안 해운대 AID 아파트 잔영을 담은 흑백 사진전

촬영 기간 2008년 3월∼2009년 6월

- 1970년대 들어서서 30년 넘게 부산시민과 함께했던 부산의 풍경 복원

- 여기서 태어났거나 거쳐 간 이들과 기억 공유, 힐링의 장

사진전 의의

- 부산 초창기 아파트를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아파트 건축사 연구에 기여

- 해운대 AID아파트를 전체적으로 조망함으로써 부산 풍경 집대성에 일정 부분 기여

- 특정 아파트만을 담은 사진전

사진전 행간에 담은 의미

- 앞 세대의 노고와 헌신에 대한 경의

-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임으로써 소재의 저변 확대

- 부산시민의 오래된 기억을 복원하고 지금은 사라진 부산의 한 공간을 복기

박정화 작가 전시회 약력

- 2005년 인도기행 (카페 갤러리 포오/부산)

- 2012년 우두커니 (갤러리 문/부산)

- 2020년 해운대 AID아파트(레이어드 갤러리)

- 2023년 시간꽃(갤러리 051)

- 2024년 에이아이디 아파트(갤러리 수정)

작가 노트 

오래된 기억, 훈훈한 

뒤를 돌아본다. 앞만 보며 걷다가 놓친 것들이 거기 있고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되돌아볼 수는 있는 것들이 거기 있다. 손을 내밀듯 마음을 내민다. 손을 잡아주듯 마음을 잡아주는 오래된 풍경. 거기에 스며든 오래된 기억, 훈훈한.